<편집자주> 자신만의 비법으로 학생들의 러브콜을 받는 교수가 있다. 다음 학기 알찬 시간표를 짜고 싶다면 아래 교수를 주목하자.

  본교가 2013학년도 2학기 강의우수교원으로 한혜원(디지털미디어학부), 이재혁(수학과), 김영석(식품공학과), 최유미(영상디자인과), 김유리(특수교육과), 김은갑(경영학과), 우현애(약학과) 등 교수 7명을 선정했다. 강의우수교원은 매학기 6~7명 선발되며, 선발 기준으로는 학기마다 매학기 강의평가 점수, 담당 강좌 수, 수강인원, 과목별 특성 등이 있다. 이는 교무처장, 교무부처장 등으로 구성된 ‘우수교원 포상위원회’가 선발하고 있으며, 이번 학기 상패수여식은 6일 오후2시30분에 본관에서 진행됐다.

  본지는 2차례에 거쳐 강의우수교원으로 선정된 교수 인터뷰를 첫째 주에 4명, 둘째 주에 3명 연재한다. 강의 준비방법, 학생들과의 소통 방법, 과제, 시험 방식 등 각 교수의 강의비법을 파헤치고자 한다. 각 교수의 강의비법을 키워드로 알아보고, 그 수업을 들은 학생에게 한줄 강의 평도 들어봤다.

  <한혜원(디지털미디어학부) - 디지털스토리텔링의 이해>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이야기하다’라는 의미를 지니죠. 즉.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로 오늘날 자동차 회사, 건축 회사 등 일상에서 유익한 설득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요. 이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우리 시대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기획, 창작하는 능력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사회 변화를 반영한 예시 들기

  강의 준비를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예시예요.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의 이론에 사회적 예시를 4개 이상 들어요. 예시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매학기 바뀌는 편이에요. 그 예로 이 강의가 개설된 2009년에는 스마트폰이 예시에 없었죠. 인문학에 기초한 기본적인 서사 이론이 뼈를 이루고 변화하는 사회적 요소가 살이 되는 거예요.

  피드백은 손글씨로 준다

  저는 모든 시험과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손으로 써요. 제 학생을 위한 정성이라고 할까요. 조교는 학생의 과제물이나 시험지를 일절 못 만지게 하죠. 그러다보니 학생 이름은 못 외워도 레포트 주제는 외우게 되더라고요.

  앞으로 하고 싶은 강의는

  공학, 디자인, 인문학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실제로 저작물을 만들어 보는 강의를 하고 싶어요. 스토리텔링의 마지막 단계는 저작(authoring)이거든요. 이 수업의 발전형인 셈이죠.

  -강의평-

  교수님께서는 어떤 사례를 소개하시더라도 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져주시고 현 상황에 대해 짧게나마 이야기 해주셨죠. 덕분에 단순히 현상을 보는 것을 넘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어요. 김유진(심리·11)

  <최유미(영상디자인과) - 이미지와 시간, 디지털스토리텔링, 애니메이션스튜디오I, II>

  수업은 교감으로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교감이에요. 예전에는 제가 일방적으로 작품을 평가했고 학생끼리 의견을 나눌 시간도 안 줬어요. 그러다 강의가 촬영된 영상을 보게 된 후로 마음을 바꿨죠. 그 후로 학생들끼리 의견도 주고받게 하고, 작품을 준비할 때 아이디어도 많이 던져줘요. 학생은 소통하는 강의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누는 과정은 혼자 할 때보다 어렵지만 결과물도 더 좋거든요.

  핵심은 몸짓으로 표현한다

  수업을 재미있게 하려 연기를 하기도 해요.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표정이 바뀌면 직접 연기로 보여주죠. 책을 보면서 밑줄 치는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 학생과 눈을 맞추면서 수업 내용의 핵심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이해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강의를 재미있어 해요.

  수업 이후에도 학생과 함께

  학기 초 강의를 하다보면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조금이라도 무게를 덜어주고자 상담을 해줘요. 학생들은 수업 때문에 찾아왔다가도 인생 상담을 하고 가죠. 저는 학생의 인생을 살리는 교수가 되고 싶어요.

  목표는 글로벌하게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수상할 수 있는 학생을 양성하는 게 제 목표죠. 학부생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저를 뛰어넘는 학생이 나오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 강의평 -

  이번 학기 졸업 전시회 준비 강의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들었어요. 교수님은 학생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개개인의 특성을 잘 알고 계세요. 그래서 작품을 만들 때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주시기도 하고 방법, 스토리에 대한 것들을 개인의 특성에 맞춰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오경아(영디․09)

  <김은갑(경영학과) - 운영관리>

  신경향이 중요하다

  강의를 준비할 때 운영관리(시장의 수요에 맞는 재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업 활동을 디자인․제어하는 활동) 분야에서 새로운 동향을 반영하기 위해 신문, 인터넷 기사 등을 보고 학부생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번역을 하죠. 운영관리는 특정 영역보다 전체 과정을 조감하는 역량이 필요한데 그 역량을 어떻게 하면 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서 수업 준비를 하죠.

  시뮬레이션 게임을 이용한 수업

  운영관리와 경영은 기업에서 적용되는 이론을 체계화시킨 것이라 학생들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체 경험이 있어야 해요. 기업체 경험 없이 이론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간접 경험을 하도록 합니다. 7명 정도가 팀을 이뤄 가상의 제품, 고객, 시장을 제시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시한 후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전략 등을 구상해요. 그결과물로 팀별로 간단한 제품을 만듭니다. 한 학기 동안 배운 내용을 응용하는 거죠.

  시험은 오픈 북으로

  시험은 중간, 기말 모두 오픈 북(open book·시험을 치를 때 관련 자료를 보는 것이 허용되는 시험)이에요. 오픈 북이다 보니 강의를 잘 따라왔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로 구성해요. 전체 시스템을 분석, 조망하고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서예요.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클로즈 북(close book)보다는 수업시간 내용을 가지고 본인이 창의적으로 적용해서 풀어내는 오픈 북이 낫죠.

  - 강의평 -

  김은갑 교수님은 강의 자료, 과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팀플 등 수업 방식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분이세요. 직접 기업에서 근무하셨던 경험으로 단순한 이론만이 아니라 실제 기업생활 사례를 들어주셔서 좋았어요. 현장이 생생한 경험을 함께 전달해주실 수 있는 몇 안 되는 교수님 중 한 분이시죠. 지혜영(경영․10년 졸)

  <김유리(특수교육과) - 장애아 진단 및 평가, 특수교육 현장연구, 특수교육의 이해, 특수교육과정 및 지도법, 특수교육 현장의 이해>

  강의 준비에서 반성까지

  저는 강의 준비를 위해 강의 시간의 3~5배를 써요. 3학점짜리 강의이면 9시간~12시간 준비를 하죠. 특수교사로서 현장에서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학생들이 현장에 나갔을 때를 고려하다보니 많은 시간이 들어요. 강의가 끝난 후에는 스스로를 반성하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학기 초에는 하다가 바빠서 못했어요. 앞으로는 수업 후에 짧게라도 메모를 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수업을 이루고 싶어요.

  학생에게 아낌없는 관심을

  요즘 학생들은 정보나 지식은 꽉 차있는데 마음이 허해요. 과에 소속돼 있지만 고등학교처럼 담임교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자율적으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소속감을 못 느끼고 방황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질문을 하면 즉시 대답을 해주고 관심을 보이려고 해요. 학생의 특이점을 오랫동안 기억하기도 하죠.

  항상 수업 전에 기도한다

  강의 도중에 가끔 자는 학생이나 떠드는 학생도 있죠. 하지만 그런 학생도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선생으로서 다 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이번 시간에 학생들을 만날 때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끔 기도해요. 기도 후 수업에 임하면 졸거나 떠드는 학생도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 강의평 -

  김유리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교수님의 장애에 대한 진실된 생각이나 고민이 전달되고 스스로도 계속해서 장애 관련한 다양한 화제를 생각해보게 하셨어요. 그리고 청각장애나 통합교육 등 세부 분야의 현장에 계시는 전문가를 초청해 생동감 있는 수업을 구성해주신 것도 좋았어요. 강민아(특교․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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