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냄비 근성’이 발휘된 것일까.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는 열을 올리고 입학 후 관리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독려한 교육부도 논란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애꿎은 외국인 유학생만 방황하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은 4월 약 8만명을 기록했다. 교육부는 2000년대 초반 대학평가에 ‘글로벌화’ 영역을 설정했다. 대학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정부도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study Korea 2020 project 추진계획’을 작년 10월 발표했다.

  가열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부작용이 뒤따랐다. 외국인 유학생이 본교 등 우리나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자격이 필수다. 하지만 이를 충족하는 학생도 막상 대학 전공 수업을 듣기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게 외국인 유학생들의 의견이다. 그마저도 8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서울시 내 38개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중 이 자격을 보유한 학생은 10명 중 4명(약 26%)에 불과하다.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급급해 입학 자격 조건을 느슨히 했기 때문이다. 결국 전공 수업이 이뤄지는 강의실에서 이방인이 됐다.

  교육부의 관리 인증제도 또한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부는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대학을 관리하게 위해 법무부와 함께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역량 인증제’를 실시한다. 교육부는 작년 보도자료를 통해 이 인증을 받은 대학은 우수한 유학생 유치·관리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본교를 포함해 우수 인증을 받은 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도 주거, 취업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대학, 정부 모두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애초 목표하던 글로벌화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외국인 유학생은 미래 우리나라와 해당 국가를 매개할 재원이 될 것이다. 대학,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급급하기보다 이들이 마주한 실질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나서야 한다.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를 마련하고, 교육부와 정부는 정성적 평가를 확대 도입해 외국인 유학생의 현실을 반영하는 인증 제도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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