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 여름 하버드 썸머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하버드 썸머 프로그램은 한국을 찾은 하버드 학생들과 두 달간 함께 지내며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수업이다.

  이들과 2달간 지내며 가장 공감대가 형성됐던 이야기 소재는 다름 아닌 연애 이야기였다. 하버드 친구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한국의 커플들은 커플티를 모두 맞춰야 하느냐’였다. 이들은 이대 앞, 신촌 앞을 지나가며 커플티를 입은 연인들의 모습을 무수히 많이 봤으리라. 그런데 하버드 친구들은 “하버드 캠퍼스에서 저런다면 우리는 몰매 맞을 지도 몰라”, “이상하게 쳐다 볼 걸?”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사실 미국이나 유럽, 다른 나라에서는 커플티가 한국만큼 흔한 아이템은 아니다. 나 역시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커플룩 문화에 대해 내 친구 Hursuong은 이렇게 말했다. “사귀는 일도 일상의 하나라고 정도 여기는 미국인에 비해 한국 사람은 자신이 사귀고 있다는 것을 굉장히 특별한 일로 여기고, 커플룩이나 100일, 200일등을 통해 항상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이들이 보기에 이토록 ‘유별나 보이는’ 한국식 사랑의 의미는 뭘까. 나는 한국의 모든 커플 문화는 ‘표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커플 운동화, 모자, 신발을 통해 ‘우리 서로 사랑하게 됐어요’를 당당히 외치고 싶어하는 남녀. 공공장소에서 진한 애정표현은 삼가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의 젊은 남녀는 ‘표현한다는 것’을 사랑하지 않는가. 말로는 이상해 보인다고 했지만, 하버드 친구들의 의아함 뒤에는 막연한 부러움도 보였다. “우리도 커플티 하나 해야겠다”며 외국인 친구 한 명이 떠들 정도였으니까.
  표현은 커플룩처럼 보이는 것일 수 도 있고, 말처럼 직접적이고 순간적인 것일 수 도 있다. 어떠한 방법이 됐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늘도 나와 있어줘서,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라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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