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서기가 고장 위험 높여…8월에만 11번 고장

▲ 5일 오후7시 지하철 이대역의 에스컬레이터 모습. 2일 오전10시20분 경 이대역 에스컬레이터 운행이 중단됐다.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는 운행 중단의 원인 중 하나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2일 오전10시20분 경 이대역 상방향 4호기 에스컬레이터가 10분간 멈췄다. 에스컬레이터 층계가 들어가는 부분에 설치된 빗살무늬 부품이 깨지면서 그 충격으로 운행이 자동으로 중단된 것이다. 이대역은 깨진 부품을 교체한 후 오전10시30분에 에스컬레이터 운행을 재개했다. 현장을 목격한 박소라(언홍영·13)씨는 “역에 내렸을 때 에스컬레이터가 멈춰있어서 당황했다”며 “사람들은 멈춘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등 불편해했다”고 말했다.

  이대역 에스컬레이터에서 8월에만 고장이 11번 발생했다. 이대역 기홍권 역장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질수록 고장의 위험도 커진다. 에스컬레이터 하중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길이, 이용량, 한줄서기 등으로 다양하다.

  이대역 에스컬레이터와 같이 길이가 길고 이용량이 많은 경우에 한줄서기를 하면 고장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서울메트로의 자료에 따르면 이대역 에스컬레이터의 길이는 40.1m로 서울 내 에스컬레이터 길이가 40m 이상인 10여 곳 중 하나다. 이대역 에스컬레이터는 한 달 평균 약 100만 명이 이용한다.

  이런 조건에서 한줄서기는 에스컬레이터 고장의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 기 역장에 따르면 이대역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한줄서기를 하며 빈 쪽으로 뛰거나 걸어 올라간다. 기 역장은 “에스컬레이터는 양쪽 체인이 균형을 잡아 작동한다”며 “한줄서기를 할 경우 한쪽에만 하중이 가해지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연결 나사가 마모돼 고장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한줄서기 상태에서 뛰어 올라갈 경우 부상의 위험이 있다. 이대역 에스컬레이터는 1년에 약 4건 사고가 발생한다. 이러한 사고는 대부분 한줄서기를 한 상태에서 에스컬레이터를 뛰어올라가다 다른 승객의 짐, 어깨에 부딪히거나 균형을 잡지 못해 넘어져 발생한다. 실제로 이대역에서는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뛰어 올라가다 발이 꼬여 넘어진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대역은 한줄서기를 막기 위해 두줄서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를 빨리 올라가려는 학생들 때문에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 역장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이용 규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에스컬레이터 이용은 결국 자신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이 손잡이를 잡고 이용하기, 걷거나 뛰지 않기, 두줄서기 등 에스컬레이터 이용규칙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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