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동아리 중 절반은 동아리 지원 예산 자체가 없어 동아리 지원금 0원부터 156만원까지 빈부격차 극심


  언론홍보영상학부(언홍영) 학과 동아리 이미지스트(IMAGIST)는 매년 재정난에 허덕인다. 동아리 운영비로만 1년에 100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중 흑백사진 동아리라는 특성상 직접 사진을 촬영하고 인화하는데 드는 필름, 용액, 인화지 값이 절반이다. 연말에 사진 전시를 위해 빌린 전시장 대관료에는 45만원이 들었다. 이미지스트 윤선재 회장은 “그 밖에도 회식, 엠티를 위한 금액을 합하면 사비로 부담하기엔 비용이 크다”며 “지난 학기에는 돈이 너무 부족해 부재료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3월에 새로 생긴 국제학부의 연극동아리 아레나(ARENA)는 이미 자금이 마이너스다. 지난 6월 생활관 소극장에서 한 연극이 학교 측으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해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소극장 냉방비는 학생처에 사정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연극에 필요한 소품, 포스터, 플랜카드, 팸플릿 등을 제작하는 돈이 많이 들어 동아리원의 회비로 메꿔야 했다.

  학부생의 소속감과 유대감을 증진시켜주는 학과 동아리가 재정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예산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있는 예산을 정보 부족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본지가 3일~5일 본교 67개 학과에 정식 등록된 동아리 및 학회 88개를 조사한 결과, 학과 동아리 지원금이 지급되는 곳은 많지 않았다. 동아리가 없는 33개의 학과를 제외한 34개의 학과 중 학과 동아리 지원 예산이 없는 학과는 중어중문학과, 경제학과, 컴퓨터공학과(컴공) 등 17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러한 사정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과나 전공에 소속감을 얻고자 하는 학생들의 기대마저 꺾고 있다. 언홍영 동아리 엠엠에스(MMS)에 가입한 이영주(언홍영∙13)씨는 “우리 학교는 학과별 행사가 별로 없어 외로웠는데 학과 동아리에 가입한 후 전공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며 “학과 동아리 지원금이 없어 활동에 제약이 있는 점은 힘들다”고 말했다.

  예산이 있어도 학생에게 제대로 공지가 안 돼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A 전공 사무실은 동아리 지원비가 요청에 의해 지급된다고 밝혔지만, 현재 활동 중인 8개 학과 동아리 중 지원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동아리는 한 군데도 없었다. A 전공 B 동아리 ㄱ 회장은 “각종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을 하다 보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전부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며 “학기 초 과대표에게 행정실과 지원비 요구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이후 아무런 공지사항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학과 내부 규칙이 명확하지 않아 수령할 때마다 혼선이 있기도 하다. C 단과대학 D 동아리는 학과장이 바뀔 때마다 지원금 조율과정을 겪는다. 이번 학과장은 D 동아리 지원금을 재고 중이다. D 동아리 ㄴ 대표는 “학생들은 학과 행정실에서 임의대로 결정하는 지급방식을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이번에 새로 부임한 학과장님이 학과 동아리 지원금을 탐탁지 않아해 다시 조율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학과 별로 동아리 지원금도 천차만별이다. 최소 0원에서 최대 156만원까지 폭이 넓었다. 사회학과 학회는 한 학기에 1~2번 정도 저녁식사 비용만 제공받는다. 반면, 전자공학과 학회EEI(Ewha Electronic Inovation) 은 대회 등 외부행사에 참사해 든 비용을 청구할 경우 전액 지원돼 현재까지 156만원을 받았다.

  정순둘 교수(사회복지학과)는 “비격식 차원에서 이뤄지는 모임은 공동체 의식을 북돋는데 효과적”이라며 “같은 학과에서 공통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이 학과 동아리 모임을 갖는 것이 소속감에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학과 동아리 지원금이 이런 모임을 활성화 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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