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캠퍼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만나다
사이버캠퍼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만나다
  • 황선영 기자
  • 승인 20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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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영 기자의 교직원열전 <2> 교수학습개발원 천윤필 팀장
▲ 교수학습개발원 천윤필 팀장 이도은 기자 doniworld@ewhain.net


  4일 오전11시 이화‧삼성교육문화관 6층. 교수학습개발원 천윤필 팀장은 한 손에 아이패드를 들고 나타났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 검정 뿔테안경을 쓰고, 어두운 체크 남방을 입은 소탈한 모습에 아이패드는 조금 어색해 보였다. 겉모습과 달리 그는 20년 넘게 첨단 교육법과 학습법을 연구한 멀티미디어 교육 분야의 전문가다. 천 팀장은 약 7년간 미디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에서 일하다 1998년 본교에 왔다.

  15년 전 본교에 처음 발을 들인 천 팀장은 채플이 끝나고 쏟아져 나오는 여학생만 봐도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리를 아무렇지 않게 뚫고 지나가는 ‘이화인’이 됐다.
“처음 학교에서 일할 때 사무실에 저 혼자만 남자여서 당황했어요. 남자 화장실을 찾아 헤매는 일도 다반사였죠. 하루는 밤 10시 넘어서까지 교내에 있다가 경비아저씨에게 나쁜 이방인 취급을 당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xx, xy 염색체가 반반 섞인 제가 됐네요.”

  인터뷰를 시작하자, 천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패드를 켜 사이버캠퍼스 메인화면을 띄웠다. 천 팀장은 “교수학습개발원은 사이버캠퍼스의 운영본부”라며 사이버캠퍼스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현재 사이버캠퍼스 운영체제는 모두 천 팀장의 손에서 나왔다.

  “제 머릿속에는 항상 사이버캠퍼스가 중심에 있어요. 사이버캠퍼스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고심했고 그 생각은 현실이 됐죠. 서울대 사이버캠퍼스가 본교와 같은 시스템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이용률은 본교가 서울대보다 2배 이상 높아요. 타대에서 우리 학교 사이버캠퍼스를 눈여겨볼 정도죠.”

  이번 학기 교육환경개선사업으로 강의실 약 200개가 스마트 강의실로 바뀐 배경에도 천 팀장이 있었다. 이화‧포스코관, 신세계관 등 지금 새롭게 단장한 강의실은 천 팀장이 주도한 ‘강의실 개선 표준 모델’에 바탕을 둔 사업 결과다.

  “본교 강의실은 구석에 둔 컴퓨터, 빔프로젝터를 방해하는 조명의 위치 등 교육공학 설계 면에서 문제가 많았어요. 앞으로 마이크 없이 수업할 수 있는 강의실을 만드는 등 2차, 3차 사업을 계속할 예정이에요.”

  교수학습개발원은 강의실 개선 외에도 학생을 위한 공부법 강좌를 하고 활용계획서를 낸 교수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하는 등 학생과 교수의 능력 향상에 관심이 많다. 천 팀장은 본교 교수와 학생이 학습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덕분에 이 모든 사업이 순조롭다고 말했다.

  “타대는 학습 참여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는데 우린 반대예요. 교수님은 ‘강의 잘하는 법을 가르쳐드립니다’라고 공지를 보자마자 예약을 하죠. 마감 시간 1분 전까지 과제를 계속 고치다가 제출하는 학생도 본교의 큰 자산이에요.”

  현재 교수학습개발원은 학생들을 위한 학습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천 팀장은 학생이 가장 관심 있는 부분에 좀 더 세심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이버캠퍼스 내 카카오톡 같은 개별 대화 기능, 사이버강의실에 강의 녹음 파일을 올려주는 서비스, 전자교과서 배포 등을 계획하고 있어요. 내년부터 이러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죠.”

  마지막으로 천 팀장은 같은 또래의 자녀를 둔 아버지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학생들이 항상 활발하게 지내길 바랐다.

  “요즘 취업난으로 학생 대부분이 토익, 자격증 등에만 매달리죠. 하지만 대학 시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여행, 책, 연애 등 많은 경험으로 예쁘고 명랑한 대학생이 되길 바라요.”

  약 한 시간 동안의 인터뷰가 끝나고 천 팀장은 점심시간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이화사랑 참치 김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