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수강신청 제도 주전공생 보호 못해
우선수강신청 제도 주전공생 보호 못해
  • 김모경 기자, 천민아 기자
  • 승인 2013.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번번이 수강신청에 실패하던 ㄱ(경제·10)씨는 이번 학기 수강신청은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을 우선으로 수강신청 할 수 있도록 도입된 ‘우선수강신청’ 제도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ㄱ씨는 이번에도 수강신청에 실패했다.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을 배려한다고 했지만, 경쟁은 여전히 치열했기 때문이다.

  본교는 2013학년도 2학기부터 전공생의 수업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우선수강신청’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우선수강신청 제도 적용 대상에 주전공생과 함께 복수전공생이 포함돼 주전공생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졸업학점을 못 채워 학기를 미루거나 희망하는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는 등 수업권에 대해 여전히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수강신청 제도는 전공생(전공결정자 및 복수전공생 포함)이 주전공 또는 복수전공 교과목 중 최대 12학점을 우선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교무처 학적팀은 복수전공 비율이 가장 높은 경영학과, 경제학과, 심리학과를 대상으로 선정해 학년별 수강신청 전날인 8월5일 우선수강신청 제도를 시범운영 했다.

  이에 주전공생은 복수전공생 수가 많아 체감 경쟁률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경화(심리·10)씨는 “우선수강신청 기간에는 복수전공생이 너무 많아 수강신청을 하지 못했다”며 “결국 평소처럼 전체 수강신청 기간을 통해서 수강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학과 행정실 자료에 따르면 선정된 세 학과의 주전공생수와 복수전공생수(2013학년도 1학기 기준)는 비슷하거나 복수전공생이 더 많았다. 경영학과 주전공생은 1천45명, 복수전공생은 1천명, 경제학과는 주전공생이 568명, 복수전공생이 555명으로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 수가 비슷했다. 심리학과는 주전공생이 255명, 복수전공생이 455명으로 복수전공생이 주전공생보다 약2배 많았다.

  교무처 학적팀이 제공한 우선수강신청 전공의 개설과목 수강신청 통계에 따르면, 우선수강신청을 한 인원 중 복수전공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주전공생보다 높거나 비슷했다. 심리학과 우선수강신청 인원 817명 중 3학년 개설교과목에서 주전공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1.9%였다. 통계 중 복수전공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주전공생보다 약 3.4%로 높은 25.3%였다. 경영학과와 경제학과는 주전공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복수전공생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약간 높았다.

  해당 학과 대표들은 우선수강신청 제도에서 주전공생을 우선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경제학과 최혜민 공동대표는 6월2일에 열린 제3차 협의회에서 주전공생만을 대상으로 한 우선수강신청 제도를 주장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이를 거부했다. 학교 측은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을 같은 위치에 있는 학생으로 보고, 복수전공생의 수업권 역시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주전공생만을 위한 우선수강신청 제도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주전공생을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경영학과 과목은 우선수강신청 기간에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에게 수업 좌석을 모두 배정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좌석을 열었다. 이런 과목은 특히 경쟁률이 높았다. 이에 경영학과 우승희 공동대표는 “전공필수 및 전공심화 과목에서 주전공생에게 배당되는 좌석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복수전공생 역시 자신들의 수업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리학과를 복수전공하는 ㄴ씨(광홍·12)는 “복수전공생이 졸업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학점을 채워야 하는 것은 주전공생과 마찬가지”라며 “복수전공을 정식 등록했기 때문에 주전공생과 차별 없이 수업권을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타대에서는 적극적으로 주전공생을 보호하는 수강신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명지대는 올해 2학기부터 주전공생만 전공 교과목을 우선 수강신청 할 수 있도록 했다. 1학기에 실시했던 ‘복수전공생을 포함한 우선수강신청제도’를 변경한 것이다. 명지대 인문학사지원팀 조철형 계장은 “주전공생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전공생이 전공 수강신청을 먼저 하고 복수전공생은 마지막 날 신청하도록 했다”며 “제도 변경 후, 수강신청 관련 이의 및 문의 횟수가 평균 10건에서 1건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또한, 인하대는 전 학과를 대상으로 우선수강신청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본교와 같이 복수전공생을 포함하고 있지만 특정학과가 아닌 전체 학과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는 학과별로 수요가 많은 교과목을 집계해 주전공생이 먼저 수강신청을 한 뒤 부․복수전공생이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대 이두희(정치외교학·12)씨는 “학교 측은 주전공생에게 전공과목의 신청 권한을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방식으로 주전공생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수강신청 제도=교무처에서 복수전공 수요가 많은 전공에 한정해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부여한 제도. 이번 학기 3개 전공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