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처, 경비 효율성 떨어진다는 이유로 서문 초소 폐쇄 후 통제 방법 없어

▲ 본교는 오후10시 이후 외부인의 야간출입을 통제한다. 29일 오후10시 이후 정문 출입은 경비에 의해 통제되나 서문에 위치한 경비 초소는 폐쇄돼 사람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1. 방학 중 국제교육관, 기숙사 한우리집을 비롯한 학내 건물에 낯선 외부인의 접근을 경고하는 벽보가 붙었다. 6월16일 오전2시 법학관~기숙사로 이어진 길에서 낯선 남성이 재학생의 목을 조르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총무처에서 법학관 앞에 보안을 위한 초소를 설치했지만, 해당 남성은 동종 범죄를 다시 저질렀다.

  #2. 7월3일 오후5시30분 한 여성이 음대 밖으로 끌려나왔다. 외부인인 이 여성은 재학생을 끈질기게 스토킹해 경비업체에서도 주목하던 인물이었다. 경비업체는 여성을 발견한 즉시 학교 밖으로 쫓아냈다.

  #3. 방학 중 키 172cm 전후 40대 초반의 남성이 ECC 편의점에 꾸준히 나타났다. 이 남성은 두 달간 매주 2번 이상 편의점을 찾았다. 이 남성은 밥을 먹는 학부생을 계속 쳐다보거나 학생의 흉부를 빤히 쳐다보는 등 불쾌감을 유발하는 행동을 했다. 8월12일 현장에 있던 학부생의 신고로 경비업체가 출동했지만 그는 사라졌다. 아르바이트생 ㄱ씨는 “2달간 이 남성의 행동 때문에 불편했지만 경비업체는 남성의 등장을 아무렇지 않은 일로 파악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본지가 파악한 방학 중 교내에서 외부인이 저지른 불미스러운 사건은 최소 3건 이상이었다. 방학 중 발생한 사건들로 일각에서는 학내 치안의 허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취재원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학내 치안의 문제점은 ▲경비 초소 부재로 인한 외부인 출입 ▲관내 경비인력 부족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늦은 시간 외부인 출입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이다. 본교는 안전을 이유로 오후10시 이후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오후10시 이후 남성은 출입을 할 수 없고, 교내 발각 시 퇴출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이 무색하게 오후10시 이후에도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교로 통하는 문은 정문, 서문, 후문, 북아현문, ECC문 등 5개로, 이중 정문과 후문 두 곳을 제외하고는 경비초소가 없어 오후10시 이후에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이중 이화부속초등학교와 국제기숙사 사이로 난 길(서문)은 학생들 사이에서 경비가 허술한 곳으로 꼽힌다. 학교는 작년까지만 해도 서문에 경비 인력을 배치했으나 경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경비초소를 폐쇄했다. 현재 국제기숙사 쪽문에 배치된 인력은 주차 관리 초소가 유일하며, 이들은 오후10시까지 경비가 아닌 주차 관리 업무만을 수행한다. 10시 이후 주차관리 업무가 끝나면 서문의 경비 인력은 없다.

  7~8월 두 달간 국제기숙사에 살았던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해리엇 카쿠리(Harriet Kakuri)씨는 “국제기숙사 뒤편에 경비가 없어 사생이 아니더라도 무리 없이 들어올 수 있다”며 “새벽 3~4시쯤 국제기숙사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외부인도 종종 봤다”고 말했다.

  총무처 총무팀 김영상 과장은 “국제 기숙사에 주차관리요원이 근무하기 때문에 서문 쪽에 굳이 초소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비업체 일부 직원은 인력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재 교내 경비 인력은 91명(총무처 추산)이다. 전체 인력은 작년 92명과 비슷하지만 건물을 전담하는 경비 인력은 감소했다. 아산공학관, 신공학관, 포스코관, 입학관, 조형관C동의 경우 경비 인력이 4명에서 2명으로 감축됐기 때문이다. 

  S-NET ㄴ직원은 “학내 보안을 위해 매시간 순찰을 돌지만 현재의 인력으로는 학내의 모든 곳을 완벽하게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도 건물에 할당되는 경비 인력이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등록금 인하, 임금 상승 등 재정 상황 상 경비 인력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는 경비 인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건물 초소 인력을 외곽순환경비로 배치했다. 총무팀 김 과장은 “제한된 예산으로 효율적인 치안 관리를 위해 건물에 최소 1명 이상의 경비를 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연구실, 실험실 등에 기기 경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무팀 김 과장은 한우리집 현관까지 안전 요원이 동행하는 안심동행서비스를 실시하고, 교내 기동 순찰팀인 캠폴을 운영하는 등 학내 치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심야시간 순찰코스를 강화하기 위해 법학관 앞에 야간 경비초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법관~기숙사 구간에 가로등 6개를 확충하고 법학관 앞뒤와 기숙사 삼거리에 고화질 CCTV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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