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후퇴 부른 국가정보원
민주주의 후퇴 부른 국가정보원
  • 이대학보
  • 승인 20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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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내란 음모 혐의라는 공안 사건을 새로운 카드로 꺼내 들었다. 8월19일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후 여론을 환기하기 위해 들고 나온 궁여지책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내사가 자연히 공개수사로 전환됐다. 국정원이 공안 사건에서 수사 대상자를 밝히고 수사를 착수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정치개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내사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관한 진상규명 요구가 지속돼 왔음에도 국정원은 정당하게 조사에 응하기보다는 다른 사건으로 이를 덮으려는 모양새다. 국정조사 당시에도 ‘김직원’은 얼굴을 가린 가림막 뒤에서 “답변이 곤란하다”는 답만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다. 국정조사가 진실 규명을 위한 자리에서 누군가의 대본대로 짜인 한 편의 극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국정원이 제기한 내란 음모 혐의에 국정원의 개혁 의지와 그 순기능마저 상실되고 있다. 애초에 존재했는지도 의문이다.

  방학 동안 대학가에서는 국정원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본교 총학생회(총학)는 6월20일 정오 국가정보원(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과 경찰 측 축소 조사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총학이 방학 중 진행한 시국선언 동참 서명운동에는 본교생 약 900명이 서명했다. 전국 약 10개 대학생 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시국회의’도 8월25일 출범했다.

  대학가 시국선언은 민심 표출이다. 대학생들은 여름 동안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민주주의를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비판해왔다. 본교 총학은 “국정원 선거개입은 민주주의 짓밟는 행위”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른 대학에서 시국선언에 동참한 학생들의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방학 동안 국정원을 규탄하는 촛불 시위도 적은 인원이나마 꾸준히 이어졌다. 진상을 요구하는 이들의 촛불은 쉬이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정원이 대선 개입 수사로 인한 여론의 뭇매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의 진위여부를 떠나 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국정원은 대선에 개입한 정황 및 사실관계를 적확히 밝혀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들로 저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 개혁 의지를 다져 실천에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