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은 30일(금) 오전10시 대강당에서 열린다. 올해 후기 졸업생 수는 역대 최고치인 932명을 기록했다. 한 해 졸업생 중 후기 졸업생 비율은 1997년 6.9%에서 올해 29.9%로 15년 전 대비 약 4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모스 졸업생이 늘어난 이유로 스펙 쌓기와 부·복수전공으로 인한 추가학기 등록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졸업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올해 코스모스 졸업자(학부 기준)가 932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모스 졸업은 코스모스가 피는 여름철 졸업을 뜻한다. 코스모스 졸업자는 최근 심화된 취업난으로 휴학, 졸업유예 등이 일상화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코스모스 졸업자 비율(당해 전체 졸업생 중 후기 졸업생 비율)은 29.9%이며, 후기 졸업생 수가 900명이 넘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본지가 교무처 학적팀이 제공한 15년간 졸업생 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본교생 10명 중 3명이 코스모스 졸업을 하는 것이다.

  코스모스 학부생 졸업자 비율은 IMF 경제 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15년 전만 해도 200명을 웃돌던 후기 졸업생 수는 2000년에 들어서며 2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5년간은 2007년 전국 평균 졸업률(8학기 졸업 기준)이 최저치인 27.7%를 기록했고, 반면 코스모스 졸업생은 약 800~900명으로 증가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현상은 취업난으로 휴학, 졸업연기, 추가 학기 등록을 하는 학생이 증가하며 발생한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2일 발표한 180개 주요 대기업 대상 ´대졸 신규 채용과 스펙 연관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815명 중 484명(59.4%)이 취업 준비로 대학을 4년 만에 졸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번에 졸업하는 손보경(광고홍보·09)씨는 9학기째 0학점을 등록해 PR회사 인턴을 했다. 인턴을 하면서 졸업 논문과 영어 성적을 준비하기에는 버거웠기 때문이다. 손씨는 “졸업학점은 이미 채웠지만, 인턴 일로 졸업 준비하기가 어려웠다”며 “0학점을 등록해 인턴 활동에 힘쓸 수 있었고 해당 기업에 취직해 코스모스 졸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코스모스 졸업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학 4년만으로는 취업에 필요한 경력을 모두 채우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전경련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취업준비생 795명(97.5%)이 ‘스펙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준비하는 스펙으로는 영어, 자격증, 학점, 인턴 활동 순이었다.

  부·복수전공을 하면서 추가 학기를 다니는 학생도 적지 않다. 주 전공 외에도 부·복수전공이 하나의 스펙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후기 학위수여식 졸업생 중 부·복수전공생 비율은 66.3%였다. 특히 상경계열 부·복수전공은 신청자가 많아 매학기 수강신청 문제를 겪어 제때 졸업이 어렵다.

  홍소정(영교·12)씨는 “사범대 졸업 이수 학점만으로도 제때 졸업하기 벅차지만, 일반 기업에 취직할 경우를 대비해 9학기를 다닐 각오를 하고 경영학을 복전하고 있다”며 “경영학은 수강신청이 어려워서 대부분 복수전공생이 추가학기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후기 졸업생이 증가하면서 코스모스 졸업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최민지(광고홍보·09)씨는 “이전에는 여름철 졸업식 풍경이 한산하다는 이유로 후기 졸업을 꺼려했지만 요즘은 코스모스 졸업하는 학생이 많아져 굳이 전기 졸업을 하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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