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산 제도 구조적 문제 때문에 적자 예상하기 어려워


 1학기 학생회비가 총학생회(총학)이 올해 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적어 2학기 운영에 제동이 걸렸다. 총학은 2학기에 학생수첩과 시험기간 간식 배부, 선거관리위원회 운영 등을 할 예정이었으나 재정난으로 대부분 축소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회비는 총학, 단과대학(단대) 학생회, 동아리 연합회, 풍물패 연합회가 나눠 사용하는 활동비다. 학생은 학기 초 등록금을 납부할 때 학생회비 7천원을 선택적으로 납부한다. 이중 총학이 사용하는 학생회비는 전체 학생회비 중 약 55%(작년과 올해 기준) 차지하며, 학생회비는 학생수첩 배부, 대동제 진행 등 총학 사업을 진행하는 데 쓰인다.

  학생회비 납부율은 올해 1학기 들어 급격히 감소했다. 총학은 평균적으로 전체 등록 학생 중 70~80%가 학생회비를 납부했는데, 올해 1학기는 납부율이 절반에 그쳤다고 밝혔다. 올해 1학기 학생들이 납부한 학생회비는 약 5천820만 원으로 이는 작년 7천791만 원 대비 약 25% 포인트 감소한 금액이다.

  학생회비 감소로 총학은 2학기 운영을 고민 중이다. 총학은 매년 감소하는 학생회비 납부에 대비해 전년 학생회비보다 약 20% 낮은 금액으로 가예산(예산 수립 시 책정하는 최소 운영 비용)을 책정했다. 작년 총학생회비는 4천300만원이었으며, 올해 총학은 3천500만원을 예상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1학기 총학생회비는 3천360만원에 그쳤고 실제 지출한 금액은 가예산안을 초과해 약 500만원의 적자가 났다.

  봉우리 총학생회장은 “납부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데는 올해 초 국립대 총학 비리 사건 등으로 총학 이미지가 실추됐기 때문으로 추정한다”며 “학생이 총학의 존재 여부를 절실히 못 느끼는 것도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총학이 학생회비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 학생처는 이미 총학의 사업이 대부분 진행된 매 학기 5월, 11월에 확정된 학생회비를 총학에 통지한다. 학생이 5월까지는 중도 휴학을 결정할 수 있고, 중도 휴학을 할 경우 학교 측은 부분 등록금과 학생회비 전액을 반환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총학은 1학기 걷힌 학생회비 금액을 미리 알지 못 하기 때문에 작년 학생회비 기준으로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

  김경내 부총학생회장은 “이번처럼 학생회비가 가예산보다 낮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한 학기 사업을 모두 진행한 후에 학생회비를 알 수 있어서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 정수현 직원은 “중도 휴학생까지 고려해야 정확한 학생회비 액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일정 학기가 지나고 나서 알려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대강당 오리엔테이션, 대동제, 학생회 선거 등 지출이 큰 사업에 대해서는 매년 학생지원팀 자체에서 예산을 수립해 정해진 범위 안에서 총학을 지원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현재 총학은 적자 극복을 위해 학생처에 플루토(대형 프린터) 대여비 명목으로 339만 6천원의 교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학생처에서는 이를 학생지원팀 예산에 포함되지 않을 뿐 더러 금액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거부한 상태다. 총학은 이외에도 학생에게 학생회비 납부를 장려하는 웹 자보를 게시하고, 개강 신문에 관련 기사를 싣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봉 총학생회장은 “학생회비는 학생 복지, 학생 권리 찾기 운동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며 “2학기 사업 수행이 우려되는 만큼 학생들의 적극적인 납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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