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에게 보내는 편지>

▲ 김나영 기자 nayoung1405@ewhain.net, 이도은 기자 doniworld@ewhain.net,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소중하고 아름다운 그 날이 다시 올 순 없지만 예전 모습 그대로 푸르던 꿈들 부디 간직해주길’ 가수 서영은이 부른 ‘졸업’의 가사다. 30일(금) 2012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다. 졸업생은 이를 끝으로 이화 교정에서 사회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이에 본지는 졸업생 자신을 비롯해 졸업생의 가장 가까이에서 졸업을 지켜보는 가족, 이화인 등 8명을 만났다. 이들이 졸업생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편지로 담았다.

 △졸업생 이지민(언론·09)씨 - 20대의 반 그리고 시작을 함께하는 이들에게

 졸업을 맞은 이화 친구들, 이화사랑 김밥을 더는 먹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오늘에야 새삼 느껴진다. 우리가 항상 먹던 참치김밥은 그저 든든했어. 대학에서 때때로 배보다는 마음이 허기졌던 기억이 많아 참치김밥보다는 그 순간 우리가 서로 나누던 마음에 배가 불렀던 것 같아.
 이화여대, 찬란한 20대의 절반을 함께한 너는 나의 20대고 나의 인생이었구나. 많은 것을 받은 줄도 모르고 5년간 투덜거리기만 해서 미안하다. 나의 소리죽인 눈물부터 방정맞은 환호까지 5년을 함께 해줘 고맙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이화, 지금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이화 그리고 졸업을 맞은 친구들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안녕이라고 해맑게 웃으며 인사했으니 오늘도 해맑게 인사했으면 해. 안녕.

 △졸업생 이지민(언론·09)씨의 아버지 - 이화의 모든 딸에게

 딸아. 몇 년 전, 이화의 새내기로 어설픈 첫발을 내딛던 네 모습을 기억하니? 그날의 네가 어느덧 마음도 몸도 성숙한 여성으로 성장해 또 다른 세계로 도전의 길을 떠나는구나.
 사랑하는 딸아. 모교를 떠나더라도 부디 이화인의 정신을 항상 가슴에 담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것이 여성의 위상을 드높이는 길이자 하나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다. 이화여대 학생을 딸로 둔 아버지로서 이화는 한국의 여성사를 새롭게 써가는 대표 명문이라는 생각에 나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이화의 모든 딸아, 너희는 아버지의 더없이 아름답고 사랑하는 딸이다. 세상이 눈부시게 푸른 아름다운 계절에 빛나는 졸업장을 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졸업생 류수민(초교·10)씨의 어머니 - 앞으로 더욱 강해질 너희에게

 사랑하는 딸아. 젊은이의 열정을 가지고 이화에서 보낸 네 시간을 알기에 졸업을 더욱 축하한다. 나의 젊은 날을 보냈던 이화가 네 젊은 날 또한 빛나게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이화에서 치열하게 공부했던 시간, 배웠던 참된 학문, 여성으로서 받는 세상의 편견들을 극복했던 경험은 너를 더욱 강하고 당당하게 만들어줄 거란다. 졸업생이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지금, 네 꿈과 열정 그리고 이화인만의 자부심을 잊지 않길 바란다.
 어머니의 가슴을 항상 기쁨으로 가득 채워주는 이화의 모든 딸아, 이화가 자랑할 만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김찬주 교수(물리학과) - 세상으로 첫걸음을 뗀 제자에게

 교정을 떠나는 이화인 여러분, 우리나라에서 졸업한다는 것은 처음으로 완전한 독립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온전한 자신만의 자유를 맛보는 동시에 스스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도 합니다. 적응을 못 할 수도 있고 때로는 실패를 맛보기도 합니다. 그렇더라도 꿋꿋하게 이겨나갈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길 바랍니다. 또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은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힘 써야 하는 것을 명심하세요.
 실패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일희일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망은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가장 마지막 순간에 단 한 번만 하는 것입니다
 이화에서의 마지막 날이자 젊은 날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유세경 교수(방송영상학과) - 이화를 떠나는 졸업생 후배에게

 졸업식 풍경을 보면 항상 내가 이화를 졸업하던 때의 기분이 떠오른다. 나 또한 당시 졸업식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취업이 결정되지 않았기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컸다.
 교정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화인도 자신감보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크리라 생각한다. 밖으로 나갈 준비도 미흡하고 어떤 길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겠지.
 이제 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너희는 지금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거나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년에 자신이 어떤 자리에 있을까를 고민하기보다 1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기를 원하는가를 생각하며 인생을 설계했으면 한다. 자신의 꿈, 목표를 위해 꾸준히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네가 닮고 싶어 했던 선배, 스승의 모습이 돼 있을 거란다.

 △새내기 손인화(인문·13)씨 - 사회 새내기인 선배에게

 이화 교정을 떠나는 선배님, 졸업을 축하합니다.
 신입생으로 한 학기 동안 이화 안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는데 가장 도움을 주신 분이 선배님이란 생각이 듭니다. 선배님을 통해 미로 같았던 대학생활의 길을 찾았습니다.
 이제 사회의 새내기가 되는 선배님, 이화를 벗어나는 마음이 홀가분하실지 두려우실지 궁금합니다. 새내기의 가장 큰 무기는 설렘과 호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새내기 선배님들도 이를 무기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어제의 이화는 선배님들이 있기에 빛났습니다. 저희는 내일의 이화를 빛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정문 경비원 박인수씨 - 정문을 오갔던 졸업생에게

 몇 년째 졸업식을 지켜보며 예전과 달라진 졸업식 문화를 느끼곤 합니다. 정문에 서서 졸업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쓰고 이화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담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싱숭생숭 해 지곤 합니다.
 최근에는 졸업이 마냥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취업에 목표를 두느라 소홀했던 대학의 낭만을 기억하세요. 친구와 함께했던 순간, 이화 안에서의 하루 등 소소한 낭만이 사회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단 한 명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단 한 명의 인재가 이화인 여러분이기를 바랍니다.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자신의 꿈을 꼭 이루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졸업생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본교 정문 앞 빅이슈 판매원 권아무개씨 - 나의 꿈을 이뤄준 천사에게

 


 교정을 떠나는 이화인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졸업은 여러분이 더욱 넓은 세상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졸업은 더 넓은 사회로 나가는 발판입니다. 이화가 제 꿈을 이뤄주고 미래를 꿈꾸게 해줬듯 여러분에게도 이화가 꿈으로 향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 졸업 후 이화를 떠나더라도 사회에서 이화인만의 자신감과 끈기를 잃지 말길 바랍니다.
 벌써 이화에서 보는 세 번째 졸업식입니다. 그동안 학생들이 건네준 응원가 인사가 제게 큰 힘이 됐습니다. 졸업생 여러분도 이화의 따뜻한 마음을 언제나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소외 계층에게 정을 베풀며 그들에게 삶의 의지를 다지게 해주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웃어밥 금태경, 최성호씨 - 오늘도 빛나는 그대에게

 이화를 떠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 하루도 파이팅!
 청명한 하늘이 매력적인 오늘, 졸업을 맞은 이화인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화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의 빛나는 한 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회에서는 기본이 가장 우선입니다. 자기 전에 양치하는 것을 잊는 사람이 과제라고 잊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모님께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에게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처럼 기본에 항상 충실하고 기본부터 챙기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가슴에 있던 꿈을 사회에서 현실로 펼치시길 바라며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합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