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다녀온 21명 심층 인터뷰 진행…학생들 “정보 제공 부족하고 학점이전 절차 복잡해”


  문지현(경영·11)씨는 작년 미국 위스콘신 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문씨는 교환학생 기간은 한 학기였지만 기숙사 거주는 1년씩만 가능해 기숙사 이용료 외에 계약위약금(penalty) 300달러를 지불했다. 문씨는 “계약위약금에 관한 부분은 국제교류처(국교처)에서 어떤 안내도 받지 못했다”며 “미리 이 정보를 알았다면 불필요한 돈이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본교는 5월27일부터 2014학년도 1학기 교환학생 지원을 받고 있다. 본교는 대외적으로 교환학생 수 국내 1위, 교류학교 수 국내 1위 등 교환학생제도가 모범적으로 정착된 글로벌 이화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5월27일~5월30일 본교 국교처에서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온 재학생 20명과 올해 2월 졸업생 1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교환학교 선정에서 학점이전까지 교환학생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 상세한 문항들로 대면,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국교처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부족, 국교처의 관리 부족, 학점이전 과정의 번거로움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실질적인 서류준비는 전적으로 학생의 몫

  학생 대부분이 국교처가 교환학교에 관한 정보를 거의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프로그램 전반에 관해 도움을 줘야 하는 기관인 국교처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ㄱ(교육·10)씨는 학교 선정 면담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면담 중 교환학교에 관련된 질문을 해도 국교처 관계자는 ‘학생이 결정할 문제’라고만 답했기 때문이다. 국교처가 학생에게 제공한 자료는 학교 위치와 홈페이지 주소 등이 적힌 기초 정보뿐이었다. 이에 ㄱ씨는 “면담 과정에서 어느 학교가 어떤 분야에 강점이 있는 지 정도라도 제시해줬으면 한다”며 “학교 선택이나 서류 준비 과정 등 정작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서 도와주지 않는 국교처의 태도가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학교 선정 후, 실질적인 서류 준비 과정에서도 정보가 부족했다고 언급했다. 실제 국교처는 교환학교에 관련된 서류 준비는 학생이 하도록 한다. 국교처는 학생이 준비한 서류를 확인하고 발송 업무만 담당한다. 국교처는 서류작성에 관해 두 번에 걸친 설명회를 연다. 설명회는 2시간 내외로 진행된다.

  작년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ㄴ(행정·09)씨는 출국 전 교환학교에서 잘못된 서류가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국교처에 서류를 제출할 때만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ㄴ씨는 “국교처에서 서류 발송만 도우면서 그마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국교처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 학생은 대부분 지인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학생 중 9명(42.8%)이 해당 학교에 다녀온 사람과 연결해 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재작년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ㄷ(언정·10)씨는 “다녀온 학생들의 보고서에는 대략적인 내용만 담겨있어 아쉬웠다”고 했다.

  카이스트는 교환학생을 떠나는 학생과 이미 다녀온 학생을 연결해주는 그룹 멘토링제를 운영한다. 서강대는 학생에게 적합한 교환학교를 알려주는 등 교환학생 일대일 개별상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강대 국제처 관계자는 “교환학생을 떠나는 학생은 준비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며 “지역별로 담당 선생님이 정해져 있어 상담을 통해 불편함을 해소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과정 복잡하고 책임자 없어 학점이전에 혼란

  인터뷰한 학생의 절반 이상은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학점이전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일부 학생은 국교처와 학적팀이 학점이전에 관한 문제를 서로에게 미뤄 정확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학점이전은 교환학교에서 취득한 학점과 성적을 본교 성적 등급에 따라 인정받는 것을 말한다.

  인터뷰 결과 채플 훈련학점 이전에 혼란을 겪은 학생도 4명이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중 따로 8회 이상 예배를 듣고 보고서와 증명 서류를 교목실에 제출하면 훈련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작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ㄹ(언론·10)씨는 학점이전보다 채플 훈련학점 이전에 더 오랜 시간을 소요했다. 학적팀, 국교처, 교목실, 세 곳을 직접 찾아가며 채플 훈련학점 이전 방법에 관해 물어봤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해주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ㄹ씨는 “정확한 답변을 아무 곳에서도 못 들어 시간만 낭비했다”고 말했다.

  채플 훈련학점 이전이 복잡해 교환학기에 채플을 따로 듣지 않는 학생도 있었다. ㅁ(중문·10)씨는 훈련학점 이전 과정이 번거로워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본교에서 한 학기에 채플을 2번 듣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ㅁ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교환학교 주변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듣고 그 주 소식지에 목사의 사인을 받아와야 하고 보고서도 따로 써 내야 했다”며 “오히려 본교에서 채플을 2번 듣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환학교에서 들은 수업을 전공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학과장 승인을 받는 것도 문제였다. 학생들이 교환학교에서 들은 수업 목록을 학과장에게 제출하면 학과장이 검토 후 가장 유사한 수업의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그러나 이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학과장이 바뀔 때마다 인정되는 전공과목 수업이 다르고, 학점 전부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이 학점이전에 불편을 겪는 것은 비단 본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려대도 명확하지 못한 학점인정 내부 규칙 때문에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었다. 5월26일자 <고대신문>에 따르면 학점인정은 고려대 국제처가 공통으로 규정한 절차 외에 학과 별로 규정된 것이 없다. 이에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방사선학과장은 “전공학점 인정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본교와 많이 다른 외국대학의 학과운영방식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국교처 인력난 … 수백 명 교환학생 서류를 두 명이 감당해

  학생들은 이 문제가 국교처의 부족한 인력난에 기인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3학년도 2학기 본교가 파견한 학생 수는 약 300명이다. 이에 비해 교환학생의 서류를 담당하는 국교처 직원은 고작 2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각각 영미권과 유럽 및 비영어권으로 나눠 담당하고 있다. ㅁ씨는 “직원 2명이서 모든 교환학생들을 관리하니 당연히 학생에게 전가하는 부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직원 수가 적어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지난 학기 교환학생 약 200명을 파견했다. 교환학생 서류를 담당하는 직원은 6명으로 일 인당 약 33명의 학생을 관리하는 셈이다.

  서강대도 지역별로 배치된 직원이 각 지역 학생의 서류를 담당해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서강대 이여민(경제·07)씨는 “교환학생을 두 차례 각각 다른 지역으로 다녀왔는데 담당하는 직원이 나뉘어 있고, 모두 각 지역에 자세히 알고 있어서 일을 처리하는데 수월했다”고 말했다.

  국교처도 인력난을 체감하고 있다. 국교처 관계자는 “교환학생을 관리하는 직원은 2명이지만 대학원생 조교들과 함께 교환학생 관리에 최대한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적은 인력이다 보니 학생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