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위연합회가 기획한 자치단위문화제 ‘폭력’을 주제로 전시, 영화제, 세미나 등 진행돼

▲ 5월28일 열린 상반기 비상전학대회에서 동아리연합회 홍석영 대표가 ‘동아리연합회 회장 징계 시도에 대한 성명서’에 관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최은별 기자 byeol2728@ewhain.net


  자치단위연합회(자단위)가 5월1일~5월31일 자치단위문화제(문화제) ‘폭력’을 주최했다. 이번 문화제에는 자단위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변날)’, ‘생활도서관(생도)’, ‘시네마떼끄(시떼)’, ‘여성위원회(여위)’, ‘틀린그림찾기(틀찾)’가 참가했다. 자단위는 5월 한 달 간 매주 폭력을 주제로 전시, 영화제,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이번 문화제는 자단위가 사회에서 행해지는 부당한 폭력과 정당한 폭력의 기준을 생각해 보기 위해 기획했다. 문화제는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타인에게 폭력을 행하고 있으며, 또 폭력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모든 단위가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자단위 임솜이 총무는 “자치단위연합회가 각 단위의 특색에 맞게 우리 주변에 있는 부당한 폭력에 관해 생각하고 싶었다”며 “또 문화제를 통해 각 단위가 추구하는 ‘자치’를 고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회에는 폭력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날은 성소수자는 성정체성만으로도 끔찍한 폭력에 쉽게 직면하는 점에 주목했다. 변날은 5월9일~5월15일 학관 108호와 ECC B142호에서 퀴어 영화 오픈 세미나를 열고 폭력과 퀴어를 주제로 영화 ‘설화와 비밀의 부채’, ‘스파이더 릴리’ 등을 상영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은 영화 감상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 변날 피콘씨는 “명작을 보고 세미나에 참석한 이화인과 폭력을 주제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시떼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선에 내재한 폭력성을 다룬 기획영화제 ‘시선의 폭력’을 기획했다. 시떼는 5월27일~5월31일 학생문화관 343호에서 진행한 기획영화제에서 ‘오아시스’, ‘패션오브크라이스트’, ‘엘리펀트’ 등을 상영했다. 시떼 박세영 대표는 “영화 속 세계에 쉽게 몰입하는 관객은 폭력적인 장면도 내면에 쉽게 포섭한다”며 “폭력적 시선을 고발하거나 저지하는 영화를 보고 관객의 시선에 담긴 폭력성을 고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폭력은 약자에게 큰 상처가 된다. 장애인권운동모임 틀찾은 5월8일~5월10일 ▲장애인과 폭력: 언어 ▲장애인과 성을 주제로 직접 쓴 글을 학생문화관 로비 게시판에 전시했다. 틀찾 기신우 대표는 “우리는 흔히 ‘장애인이 했으니 비장애인인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로 장애인을 비하한다”며 “장애인을 향해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 혹은 배려라고 생각하고 사용한 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도서전:폭력’을 기획한 생도는 평소 익숙해져 인식하지 못했던 폭력을 조명했다. 생도는 5월20일~5월24일 기획도서전에서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의「폭력이란 무엇인가」, 사카이 다카시(Sakai Takeshi)의 「폭력의 철학」 등 폭력에 관한 도서 13권을 소개했다. 생도 김다예 대표는 “생도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살면서 인식하지 못했던 개인적, 사회적 폭력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폭력의 의미를 글로 작성한 여위는 5월28일 책자 ‘스무살의 페미니즘 <상처>’를 발간했다. 책자는 페미니즘과 상처를 주제로 여위 활동가가 작성한 글 6편을 담았다. 여위 활동가 히다씨는 “오랜만에 열린 문화제를 통해 이화인과 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위의 자료집을 본 차정윤(한국음악·09)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폭력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단위는 5개의 자단위가 각각 그들이 폭력을 주제로 쓴 글을 모아 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자단위 임솜이 총무는 “문화제를 통해 폭력의 부당함을 말하고자 했다”며 “이번 문화제를 통해 폭력에 대해 더 깊게 고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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