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역 8번 출구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투명한 비닐 파일로 만든 약 2m 높이의 ㄷ자 건축물이 시민의 시선을 빼앗는다. 이 건축물은 5월17일~5월24일 서울 15개 대학 건축과 연합회가 주최한 ‘걷고 싶은 서울, 걷고 싶은 거리’전시에서 본교 건축팀이 설계한 작품이다. 게시물형 건축물 ‘파빌리온 필릿(Pavillion fill-it)’을 만든 건축팀 9명 중 고주연(건축․10)씨, 김수경(건축․10)씨, 김윤희(건축․10)씨, 김의주(건축․10)씨, 박소연(건축․10)씨를 5월29일 ECC에서 만나 작품 ‘필릿’에 대해 들었다.
친구인 이들은 올해 3월 건축물을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 보고자 연합전시에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2학년 네 명과 4학년 다섯 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시공과 디자인 분야를 나눠 ‘걷고 싶은 거리’에 세울 건축물을 구상했다.
건축팀은 이번 전시회 주제 ‘걷고 싶은 서울, 걷고 싶은 거리’에 맞춰 게시판 형식으로 홍보하는 건축물을 구상했다. “홍익대 근처에는 맛집도 많고 공연도 많이 열리지만 사람들이 위치나 시간을 잘 알지 못해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불편함을 없애고자 자신이 다녀온 식당이나 보고 온 공연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서 공유토록 했어요.”(김수경)
이들은 정보를 담는 게시판이라는 테마를 부각하기 위해 재료로 비닐 파일을 선택했다. “파일은 전단지를 뺐다 꼈다하기 쉬워 이용하는 사람들 간 정보교류가 쉬울 것이라 생각했죠.”(박소연)
건축물을 만드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건축팀은 나선형이었던 도안을 ㄷ자 형태로 바꾸는 등 한 달에 걸쳐 도안을 설계했다. 협찬을 해 줄 회사를 찾고자 일주일간 각종 기업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이들은 5월15일부터 건축물을 임의로 나눠 부분적으로 제작한 조각을 홍대 거리에 가져가 조립해 설치했다.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었다.
이들은 사람들이 펜을 들고 건축물에 홍익대 거리에 관한 정보를 빼곡히 적는 모습을 봤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오프라인 댓글’이 늘어나는 것을 보니 건축물이 제대로 활용되는 것 같아 기뻤어요.”(고주연)
전시가 끝난 지금, 이들은 전시회 참여가 각자에게 큰 자산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구상하는 건축물을 매번 만드는 건 시간, 재료, 공간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이렇게 건축물을 제대로 만들어보는 경험은 건축학과 학생으로서 대단한 기회라 생각해요.”(박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