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의 계절이다. 캠퍼스마다 부스가 빽빽이 들어서고 떠들썩한 무대가 축제에 흥을 더한다. 대학축제는 변하고 있다. 특이한 테마를 정해 타대와 구분되는 축제를 기획하기도 하고 의미 있는 행사로 사회적 약자와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 축제도 있다. 본지는 축제의 계절을 맞아 각자의 특색을 자랑하는 서울 시내 5개 대학의 축제를 살펴봤다.


△이색적인 테마로 축제에 개성을 입히다

  올해는 독특한 테마로 축제를 기획해 타대 축제와 차별화하는 대학이 눈길을 끌었다. 일부 대학은 테마를 정해 특별한 축제를 즐겼다. 놀이공원을 테마로 정한 건국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축제구조가 그려진 월드맵을 나눠주며 놀이공원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학생들은 14일~16일 축제 기간 동안 건국대 호수 일감호에서 보트를 타며 불꽃놀이를 보는 등 축제를 만끽했다. 건국대 황태연(컴공‧13)씨는 “다른 대학에서 결코 경험할 수 없는 행사”라며 “매일 보는 캠퍼스지만 축제기간 만큼은 새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2011년 유행하던 ‘복고’도 축제 테마로 떠올랐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복고를 테마로 정해 14일~16일 축제 기간 동안 캠퍼스 곳곳에 복고 포토존을 마련했다. 복고 의상을 입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은 학생 중 가장 표를 많이 얻은 학생이 상금을 받았다. 낡은 멜빵바지를 입고 행사에 참여한 홍익대 이제영(수교·11)씨는 “축제 테마에 맞춰 평소 입지 않던 스타일로 차려입었다”며 “상금을 받지는 못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오락 대신 교양을 강조한 축제 테마도 눈에 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북(book)적북적’이라는 슬로건으로 독서를 권장하는 축제를 열었다. 독서축제의 하나로 열린 북 콘서트에 배우 구혜선씨가 참여해 자신의 저서 「복숭아나무」를 소개했다. 15일에는 소설가 김영하씨와 만화가 정다정씨가 ‘저자와의 대화’ 행사에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경희대 강미영(사회·12)씨는 “같은 독서 캠페인이라도 축제 행사로 진행되니 더욱 재밌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축제라는 이름으로 이웃과 손을 맞잡다

  대학 축제가 대학생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났다. 이웃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내 노동자가 축제에 함께했다. 22일 고려대 안암총학생회는 서관 대강당에서 ‘어머니의 손맛 식당’을 열었다. 고려대 학생이 미화노조원과 함께 연 이 식당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끌었다. 수익금은 고려대 미화노동조합에 기부할 예정이다. 고려대 이유진(보건행정‧10)씨는 “축제마다 흔히 열리는 주점이지만 이 식당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학생이 기부한 물건을 한 곳에 모아 사회에 기부하는 행사도 있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13일~16일 축제기간 동안 책을 기증하는 학생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줬다. 총학생회는 이 책을 인근 어린이 도서관에 기부하기도 했다. 책을 기부한 최태현(영문․10)씨는 “좋은 책을 필요로 하는 곳을 돕기 위해 더 이상 읽지 않는 책을 골라왔다”며 “축제 기간에 의미 있는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형편이 어려운 동문을 위해 모금 행사를 연 학교도 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는 기숙사 조교들이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고 수익금을 학내 식당 식권비로 기부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식권비는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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