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취업의 기준으로 삼길
‘나’를 취업의 기준으로 삼길
  • 최은정(경제·11년졸)
  • 승인 201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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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자금팀 사원

  “출발이 늦은 사람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를 한 사람입니다. 누가 당신에게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하던가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좋아질 점도 많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미래다. 두산.”

  두산의 이미지 광고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편이다. 혼란스러운 20대에게 두산이 전하는 메시지를 주제별로 나누어 건넸던, 그리고 필자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었던 광고이다.

  필자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었다. 완벽하게 준비되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진학을 할지 취업을 할지 결정을 못하고 학창생활을 즐기기만 했다는 뜻이다. 입사 전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다. 중앙락밴드에 가입해 합주와 공연을 하고, 여러 학교 학생이 통역·행정·홍보까지 스스로 했던 한국외대 모의UN 일본대표로 활동했다. 또 경제학과 과대표로 단대운영위원회 활동도 했고, 과 내 학회도 창설해서 일본과 우리나라 8개 대학 경제학과 학생들끼리 국제학회도 열었다. 짬을 내 교환학생도 갔다 왔고, 이 와중에도 결국 주전공, 복수전공, 부전공 세 전공을 손에 쥐고 졸업을 했다.

  입사를 위해 체계적으로 이력서 채우기 용 스펙을 쌓은 건 아니었다. 학창시절 봤던 토익은 입사 직후 유효 기간이 만료됐고, 필수 입력정보라기에 첫 입사원서를 넣기 사흘 전에 OPIc 시험을 봤었다. 이렇게 입사를 위한 준비는 거의 없다시피 한 ‘나’이지만,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한 4개 대기업에 최종합격을 했고, 현재는 두산인프라코어 자금팀에서 3년차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입사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수십 개의 원서를 넣었고 최종 합격된 네 곳을 제외하면 단계별로 백번 넘는 탈락 메일을 수신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부족하고 아무 곳에서도 나를 원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고 실망하면 본인만 상처받게 된다. 모든 기업은 그 기업만의 고유의 ‘기업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해당 기업문화와 궁합이 맞는 지원자를 찾는다. 지원자의 학과, 스펙, 나이 또는 졸업자 여부나 성별에 따라 탈락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주체를 본인으로 놓고 임하자. 나는 내가 넣은 수많은 기업 중에서 나와 가치관과 문화가 잘 맞는 기업이 어딘지 알아보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모든 기업에서 일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입사 지원 과정을 통해 1:1 매치를 할 수 밖에 없으니, 과정이 잔인하다 실망하지 말고 각 단계 속에서 본인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가 지금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것은, 돌이켜보면 자신감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일만 열심히 해오다보니 ‘나의 경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았고,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것을 지원한 회사의 인재상에 맞춰 면접에 응했다. 모의UN 발표나 학회 및 과대 활동에서 말하기 연습을 한 것도 도움이 됐고, 내가 취업 준비과정을 ‘나와 잘 맞는 기업을 찾아보는 활동’으로 인식해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임한 것도 긍정적인 결과에 영향을 줬다.

  어떤 일이든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일 때문에 힘든 것은 버텨도 사람 때문에 힘든 것은 버티기 힘든 법이다. 후배 여러분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편안함과 신뢰를 주는 사람인지, 상대편에 서서 생각하고 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돌아보고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

  취업을 목표로 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후배님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능력을 펼쳐 이름을 드러내는 이화인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화에서의 학창시절은 그 자체만으로도 후배님들을 많이 성장시켰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믿고 당당하게 도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