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방송영상‧10)씨는 월경을 할 때마다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 된다. ㄱ씨의 월경 주기는 매우 불규칙하다. 어떨 때는 한 달에 두 번씩,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월경을 하기도 한다. 그는 월경이 시작되면 배가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끼고, 출혈량도 많아 쉽사리 외출도 하지 못한다.

  월경이상을 겪는 여성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한산부인과학회 산하 청소년성건강위원회는 월경이상을 겪는 여성의 수가 2000년 약 15만 명에서 2010년 약 53만 명으로 10년 새 약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2010년 6년간 월경이상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 두 명 중 한 명(약 49%)이 10대~20대인 것으로 나타나 젊은 여성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경 문제를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 의학사전에 따르면 월경이상이란 월경과 관련된 병증으로 월경 주기, 월경기 전후에 나타나는 각종 이상 증상을 말한다. 본지는 월경이상 중 월경통, 월경불순, 월경과다 등 대표적인 세 가지 증상, 원인 및 적절한 치료법에 관해 자세히 알아봤다.


△여성 두 명 중 한 명이 겪는 월경통, “쉽게 넘어가면 안 돼”

  ㄴ(의류‧11)씨는 월경 때마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월경 첫날에는 복부와 허리전체가 마비된 것처럼 아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얼마 전에는 두통과 어지럼증, 구토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ㄴ씨는 “월경통이 너무 심해 응급차에 실려간 적도 있다”며 “매달 아플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월경통이란 월경 전후 골반에 느껴지는 주기적인 통증이다. 이는 가임기 여성 약 50%에서 흔히 일어나는 증상이며, 스트레스나 환경호르몬의 영향 등 외부 요인이 더해지면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월경통은 흔하지만 틀림없는 이상 증후다. 너도나도 월경통이 있기 때문에 여성이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정경아 교수는 “월경통은 단순히 자궁이 수축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지만 자궁내막증 같은 자궁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월경통으로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의사와 상담한 후에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마다 자궁의 특성이 달라 월경통도 자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며 “각각 몸 상태에 알맞은 진통제를 복용할 때 약효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원인에 따른 월경과다, “원인별 치료가 필요해”

  ㄷ(중문‧10)씨는 월경기에 웬만해서 집 밖에 나가지 않는다. 출혈량이 많아 수시로 화장실에 들러야 하고 겉옷에 혈흔이 남진 않을까 신경이 쓰여서다. ㄷ씨는 “월경기 일주일 내내 항상 피로를 느낀다”며 “어떨 땐 갑자기 너무 어지러워 길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월경과다는 월경주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월경의 양이 많은 증상으로, 보통 출혈 기간이 8일 이상이거나 출혈량이 80mL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정 교수는 “보통 2시간 미만에 한 번씩 생리대를 교체해야 하거나 항상 옷에 혈흔이 남을까 걱정한다면 이를 월경과다로 본다”고 말했다.

  월경과다가 꼭 빈혈을 수반하지는 않는다. 자궁이 건강해도 간, 콩팥 등에 이상이 있는 신장 질환이나 혈우병과 같은 혈액 질환이 월경과다의 원인일 수 있다.

  정 교수는 “월경량이 많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월경량이 줄어들면 폐경이 아닌가 걱정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며 “월경과다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니 병원에서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받고 그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규칙한 습관으로 생긴 월경불순, “생활습관 개선이 해결책”

  ㄹ씨는 미국 어학연수 중 극심한 월경불순 때문에 귀국 일자를 앞당겼다. 미국에 있는 4개월 내내 월경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ㄹ씨는 “지속되는 출혈에 심리적 충격도 받아 귀국 후 심리치료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월경불순이란 월경이 있어야 할 시기에 월경이 없거나 오랜 기간 월경이 지속되는 등 월경주기가 불규칙한 현상을 말한다. 정 교수는 “보통 월경 시작부터 다음 시작까지 기간이 21일~35일 정도면 월경주기가 정상이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부터 쌓아온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부족은 현재 20대 여성 다수가 배란 이상을 호소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몸속 영양과 균형이 약해지면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지금 월경불순을 겪는 여성은 초경 전부터 학원을 오가며 패스트푸드를 먹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건강한 몸이 월경불순의 가장 큰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뇌, 심장 등 생명유지를 위한 기관들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요. 이는 결국 우위의 항목들이 건강해야 생식능력도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해요.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월경불순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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