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 재학 중인 ㄱ씨는 몇 차례 문서매매 사이트에서 과제를 구입해 서론만 바꿔 제출했다. ㄱ씨는 “과제가 급해서 문서거래 사이트를 통해 리포트를 구매해 서론만 바꿔 과제로 냈다”며 “표절이 들킬까 조마조마 했지만 들키지 않았고 오히려 과제 점수는 평소보다 잘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논문 표절 문제가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스타강사부터 영화배우, 지난 해 9월 취임한 건국대 송희영 총장 등이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대학 또한 논문 표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석·박사 논문 뿐만 아니라 학부생이 제출하는 리포트 또한 대행업체나 문서거래 사이트를 통해 ‘베끼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3일~4일 10개 단과대학 재학생 404명을 대상으로 ‘이화인의 표절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지는 ▲표절 경험 ▲표절 교육 경험 ▲표절 예방 교육 필요성 ▲인용방법 아는 정도 등 11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설문조사 결과 본교생은 표절의 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또한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것에 비해 표절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관련 기사 9면).

  또한, 학생들은 사이트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리포트를 구입해 수정, 제출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59명(14.6%)은 문서거래 사이트에서 리포트를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중 27명(45.7%)의 학생이 구입한 리포트를 그대로 혹은 수정해 제출한 경험이 있었다. 이유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가 9명(33.3%)으로 가장 높았고,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시간이 부족해서’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학은 자체 검색프로그램을 개발 또는 사설 프로그램을 이용해 표절과 전쟁에 나섰다. 본교는 사이캠퍼스 내에서 표절을 검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대도 학습지원 전산 프로그램인 ‘블랙보드’를 도입해서 112개 강좌를 대상으로 과제물을 검사하도록 했다. 서울시립대는 표절 방지를 위해 ‘표절추방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학생은 위원회를 통해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 표절한 학생은 F학점을 받게 된다.

  일부에서는 프로그램을 통한 표절 검사에도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자체 표절적발 프로그램을 개발한 부산대 조환규 교수(정보컴퓨터공학부)는 “학생의 과제물 양이 많고 표절 경로가 다양해 실제 적발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조 교수는 “과제물의 70%는 인터넷, 30%는 문서거래 사이트를 참고해 작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학생들의 표절에 대한 인식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명대 김기태 교수(미디어창작과)는 “어렸을 때부터 성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며 “지식을 창조하는 것에 대해 존경과 예의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표절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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