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괴테의 연작시집-중국과 독일의 계절과 시간’ 주제로 강연 열려

▲ 3월29일 인문관에서 열린 ‘괴테의 연작시집-중국과 독일의 계절과 시간’ 특강에서 일본 추오대(Chuo University) 노구치 카오루(NOGUCHI Kaoru) 교수가 은퇴 전 마지막 강연을 하고 있다. 이도은 기자 doniworld@ewhain.net


  3월29일 오후12시30분 인문관 111호에서 ‘괴테의 연작시집-중국과 독일의 계절과 시간’을 주제로 특강이 열렸다. 이번 특강은 일본 추오대(Chuo University) 노구치 카오루(NOGUCHI Kaoru) 교수(독어독문과)가 연사로 나섰으며, 번역은 최민숙 교수(독어독문과)가 맡았다. 이 행사는 독어독문학과(독문과)와 일본 추오대가 개최한 '2013 국제 독일어 캠프'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노구치 교수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Goethe, 괴테)의 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해 느낀 바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는 본교와 추오대 교수 및 학생, 본교의 독일 교환학생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노구치 교수는 괴테의 마지막 연작 시집 「중국과 독일의 계절과 시간」을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이 시집은 괴테가 동아시아권을 다룬 유일한 작품으로 14편의 시를 담고 있다.

  노구치 교수는 연작시집의 첫 번째 시 중 가장 동양 느낌이 나는 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시에 나오는 ‘양반들(Mandarinen)’이 옛 중국에서 문학적으로 높은 교양을 갖춘 민간출신 관리를 일컫는다고 말했다. “이 시에서는 정신적인 자유와 여유로움이 있는 중국의 이상을 볼 수 있어요. 이 시의 서정적 자아도 어느 아름다운 봄날에 옛 중국인을 모방해서 북쪽(북경에 있는 황궁, 괴테에게는 바이마르 공작의 성)을 응하지 아니하고 강가와 초원에서 즐겁게 술을 마시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노구치 교수는 괴테의 간결한 문체가 중국시의 문체에서 영향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바로는 괴테의 문체는 시인의 주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사물에 집중한다. “이 시의 언어는 일본 하이쿠(俳句, 일본의 시 형식)의 간결함을 연상시키기도 하죠. 하이쿠의 한 예로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산길에 올랐네, 어딘지 낯익네, 한 떨기 제비꽃’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단지 제비꽃 한 송이를 볼 뿐이죠. 길가에 핀 작은 꽃 한 송이와 우연히 그곳에 온 시인 사이에는 순간적인 교감이 생기지만, 이러한 감정을 반드시 시의 언어로 표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시로 아홉 번째 시를 꼽았다. 그는 ‘이제야 장미봉오리에 대해 알게 되었네 장미의 계절이 다 지나간 이제야. 늦게 핀 한 송이 아직 가지에서 빛나며 홀로 꽃들의 세계를 완전히 채워주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설명했다. “장미봉오리 하나가 홀로 가지에서 빛나는 구절이 있죠. 때늦기는 했지만 이 봉오리는 마치 조용히 그리고 당당하게 꽃 세계 전체를 대변하듯이 완벽합니다. 정말 아름답죠.”

  한편, 노구치 교수는 작품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 없이 시어 자체로 느끼라고 말했다. 그는 “원한다면 시를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 시는 숨겨진 의미 없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했다.

  노구치 교수는 연작시집의 마지막 구절이자 자신의 좌우명인 ‘먼 미래를 향한 동경을 가라앉히기 위해, 그대 오늘 그리고 여기서 열심히 일하라’를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괴테는 이 좌우명을 옛 중국인의 이성적인 리얼리즘이자 냉정한 유미주의에서 다시 한 번 발견했어요. 저 또한 대학에서 은퇴한 후 이 문구를 제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자 합니다.”

  정서원(독문·11)씨는 “독문과임에도 괴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노구치 교수님이 여러 시를 예로 들며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쉽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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