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해군본부 공보과 류태경 대위 최은별 기자 byeol2728@ewhain.net

취업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가 쉽겠다는 요즘, 그 바늘구멍을 통과한 이화인 넷을 만났다. 본지는 네 번의 연재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선배가 전하는 조언을 담고자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기차를 타거나 때론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취업에도 여러 길이 있다. 여기 국제분쟁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군인의 길을 택한 이화인이 있다. 류태경(국제‧05년졸)씨는 2007년 해군 장교로 입대해 현재 국방부 해군본부 공보과에서 보도지원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학부생 시절 류씨는 국제분쟁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그는 국제학을 공부하고 국제경영전략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관련 경험을 쌓았고 결국 입대를 결심했다.
“저는 국제분쟁 중에서도 그 핵심 요소인 ‘하드파워(hard power, 군사력 등을 앞세워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거나 저지하는 힘)’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후 하드파워의 핵심인 군에서 일하고 싶어 해군에 입대했죠.”

  군인이라고 해서 모두 총을 드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위로 5급공무원인 류씨는 군의 입장을 밝히는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을 상대하고, 해군홍보 활동을 하기도 한다.
  “제가 공보를 담당하고 있는 ‘군인’이기에 정기적으로 군사훈련을 받지만 여타 5급 공무원이 하는 일과 받는 처우는 같아요. 저와 같은 공보관들은 국가 공무원시험을 통과해 들어온 다른 군무원들과 함께 일하죠.”

  류씨는 군대를 ‘여성이 근무하기 열악한 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했다. 군대는 다른 공공부처보다 도리어 여성을 위한 제도가 잘 정비돼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부부군인 동일지역 근무제나 육아휴직제, 보건휴직제 등은 여군의 결혼, 출산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제도다.
  “군대는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에요. 다른 어떤 기관보다 소수인 여성의 일과 가정을 많이 배려해주죠. 육아휴직을 1, 2년씩 쓰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복지가 잘 돼 있어요.”

  장교 장기복무가 확정되면 각종 교육 및 해외연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장교 해외연수생은 외국 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밟거나, 동맹국에서 진행하는 군사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저는 미국 국방부의 공보장교과정을 공부하고 왔어요. 제가 맡은 일이 홍보 업무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하는 법, 기자를 상대하는 법 등 미디어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웠죠.”

  류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어떤 환경에서든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여성에게 비교적 낯선 직업이라는 이유로 주저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군대처럼 여성의 수가 많지 않은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굉장한 도전이죠. 하지만 충분히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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