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보호정책과


  ‘사회 정의를 위한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변호사의 모습을 떠올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변호사는 생각보다 다양한 직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로스쿨 졸업 후 진로도 기존 변호사의 진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통 법무법인에 속하는 변호사, 회사·공공기관 등에 속한 변호사로 나눠지며 소속에 따라 업무의 성질도 약간 다른 편입니다. 중·소형 법무법인의 경우 개인·회사를 상대로 하는 소송이 주 업무인 반면 회사·공공기관은 법무팀에서 법률 자문을 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제가 졸업한 로스쿨의 경우 법무법인에 속한 사람이 반, 후자가 반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는 05학번으로 본교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해 졸업과 동시에 부산대 로스쿨 1기로 입학했고 작년 학업을 마쳤습니다. 작년 3월 중앙부처로 들어와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특허권·저작권 등 지식재산 분야의 정부 계획을 수립하고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등 지적재산권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합니다. 저는 보호정책과에 속하며 지재권 소송 실효성 및 전문성 확보방안, 상호 계약 간 공정 가이드라인 제시 등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정책 제안, 제도 개선 방안, 입법에 대한 자문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중요한 법률 정책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로스쿨 1기이다보니 진학에 대한 여러 질문을 받았지만, ‘로스쿨을 진학할 수 있느냐?’ 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내가 변호사가 정말 되고 싶은가?’라고 생각합니다. 로스쿨 진학 후 법조계가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다시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변호사가 된 후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많아 후회하시는 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며 기자를 꿈꾸던 때와 법조계에 들어온 전후의 생활이 많이 변화된 것을 느낍니다. 국문학을 부전공할 정도로 문학을 사랑했지만 로스쿨 진학 후 법학서적을 읽느라 소설책은 거의 손도 대지 못하고 지금도 업무 이외의 시간은 소설책을 읽기보다 자연스럽게 새로 나온 판례나 바뀐 법조문 등을 찾게 됩니다. 생활의 대부분이 일상적 관심보다는 법적 쟁점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는 속한 조직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하고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요구하기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어떤 사람을 아느냐가 변호사에게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새로운 모임에 나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공부를 하는 동안은 대인관계를 끊고 법학 지식 습득을 위해서만 매진해야 하지만,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는 대인관계에 있어 활발하고 적극적이지만 일에 있어서는 치밀한 성격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채용의 경우 보통 변호사 포지션을 모아놓은 취업사이트를 통해 원서를 넣고 면접을 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취업정보센터(career.koreanbar.or.kr)를 참고하면 대략 어떤 포지션에서 변호사를 채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변호사에 꿈이 있는 후배님들은 막연한 동경이나 환상보다는 관련 정보를 많이 얻고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확신이 있을 때 로스쿨에 진학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어려움도 따르지만 자신이 법학을 사랑하고 탐구를 즐기며 원만한 대인관계가 가능하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며 평생을 매진해볼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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