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전쟁’이 이번 학기에도 어김없이 일어났다. 전쟁터는 9년째 가장 많은 부‧복수전공생을 배출하고 있는 경영학과다. 경영학과 부‧복수전공이 취업하는 데 있어 필수 스펙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열린 전기 학위수여식에서도 208명의 경영학과 부‧복수전공생이 학사모를 썼다. 부‧복수전공생 6명 중 1명이 경영학을 부‧복수전공한 셈이다.

  경영학의 인기는 학생들 사이에서 날로 높아가지만, 경영학과가 개설하는 전공과목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경영학과 수업 수는 2011년 1학기부터 작년까지 60개를 밑돌았다. 이번 학기에 경영학과는 62개 수업을 개설했다. 하지만 경영학과 부‧복수전공생을 비롯한 학생들은 여전히 ‘수강신청 전쟁’에서 패배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경영학과 수업을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은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강의실 밖까지 줄을 서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시 내 다른 대학에서는 경영학과 복수전공 승인 절차를 까다롭게 정하거나, 전공생과 부‧복수전공생, 타과생의 수강신청 기간에 차이를 두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동국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에서 이러한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다. 경영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기존 전공과목 수만큼 개설해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복수전공 승인에 제한이 없다면 경영학과 수업 분반이 제대로 개설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교 경영학과는 국제 경영학 인증(AACSB) 충족을 위해 과목당 수강인원을 80명 이내로 제한했다. 하지만 본교는 경영학과 부‧복수전공을 신청하는 데 학점(3.0점 이상) 외 별다른 제한이 없다. 주전공생과 부‧복수전공생의 수강신청도 같은 시간에 이뤄진다.

  경영학과 전공생과 부‧복수전공생은 학교에 전공생과 부‧복수전공생 인원에 맞게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 분반은 작년보다 늘어났지만 여전히 학생 수와 비교하면 수업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영학과 학생회는 학교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영학과는 국제 경영학 인증을 받아 양질의 커리큘럼을 운영한다고 인증받았지만 학생들은 수업의 질을 체감할 기회를 잡기도 어렵다. 경영학과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과 과목 수를 늘리지 못하는 학교 간의 줄다리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학생은 수업을 받을 권리를, 학교는 수업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학교는 모든 전공생이 인정할 수 있는 수업 환경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