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라는 색안경 대신 엄마라는 이름으로 바라봐 주세요”
“미혼모라는 색안경 대신 엄마라는 이름으로 바라봐 주세요”
  • 조윤진 기자
  • 승인 2013.0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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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 잡지로 미혼모를 응원하는 남경림씨를 만나다


  “‘KISS’를 통해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싶어요. 미혼모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려는 용감한 결정을 내린 엄마예요.”

  미혼모를 위해 잡지를 발행하는 이화인이 있다. 무료 월간지 ‘KISS(Keep It Special Story,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보세요)’의 발행인 남경림(무용․02년졸)씨가 그 주인공이다. 남씨는 잡지를 통해 사람이 중심인 따뜻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잡지에 미혼모를 인터뷰하거나 미혼모가 직접 쓴 에세이 등을 담았다. KISS 13호 발행을 앞둔 남씨를 13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남씨는 재작년 자신을 홀로 키운 어머니를 떠올리며 미혼모를 돕기로 결심했다. 그는 미혼모가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숨어 지내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저희 어머니는 미혼모가 아니지만 저를 줄곧 혼자 키우셨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자랐기에 여성이 홀로 가정을 책임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죠.”

  기획과 경영에 관심이 있던 남씨는 미혼모를 돕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잡지 발행을 결심했다. 그는 재작년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울산에서 토크콘서트 ‘고스톱(Gostop)’을 기획했다. 그는 1년간 토크콘서트를 매달 진행하고 콘서트장에 모금함을 설치해 기부를 받았지만 미혼모를 안정적으로 돕기에는 모자란 금액이었다.

  “그 후 지속해서 미혼모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잡지 발행을 떠올렸어요. 잡지를 발행하면 기부금을 받는 것은 물론,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받을 수 있으니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남씨는 출판 경험이 없었다. 발행을 준비하던 초기에는 남씨 혼자 기획이나 취재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유명인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고 무료로 기고 글을 써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는 직접 글을 작성해 80쪽에 달하는 잡지를 완성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든 잡지를 알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잡지를 만들어 내기에도 예산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는 예산을 아껴 3단짜리 KISS 전용 가판대를 약 20개 제작하고 영화관, 서점 등을 찾아다니며 가판대를 설치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무명 잡지를 배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곳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잡지의 취지를 설명했어요. 그 결과 롯데백화점, 커피명가 등에 잡지를 비치할 수 있었죠.”

  이러한 노력 끝에 첫 잡지를 발행하자 잡지를 알아주는 사람도 늘었다. 창간호를 보고 기자 25명이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모이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각종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는 등 잡지 발행을 함께하고 있다.

  잡지를 발간하고 모은 첫 수익금은 미혼모 아기의 수술비로 쓰였다. 남씨는 초기에 기부금으로 미혼모의 갑상선암 수술비를 지원하려 했지만 그 미혼모가 입원한 날 아기의 뇌에서 4.5cm의 물혹이 발견돼 기부금으로 아기를 먼저 치료했다. 이후 다른 기부금으로 미혼모까지 치료받아 현재 미혼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다. “지금도 그분을 종종 만나는데 ‘살아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항상 눈물을 보이세요. 저도 아기 엄마이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그 심정이 많이 공감돼요.”

  KISS를 발행한 지 1년이 지나자 그를 도우려는 손길이 늘었다. 인쇄를 맡기던 인쇄소도 올해부터 무료로 잡지를 인쇄해 주기로 했다. “요즘에는 기부하겠다고 먼저 전화를 주시는 분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필름처럼 지나가면서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나려 해요.”

  남씨는 미혼모를 더욱 활발하게 돕기 위해 KISS를 유료화하기로 했다. 잡지 유료화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미혼모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올해 하반기부터 정기 구독하는 잡지뿐 아니라 서점에 배포되는 잡지까지 유료화할 계획이에요. 좋은 반응을 얻어 더 많은 수익금을 미혼모에게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