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대한민국 대학생 디자인 졸업작품전 ‘잇다’’ 9일~16일 개최돼

▲ 9일~16일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대학생 디자인 졸업 작품전’에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잇다’를 주제로 열렸으며 6개의 분야로 구성됐다.
최형욱 기자 oogui@ewhain.net


  디자인 네트워크 ‘디노마드(D.NOMADE)’가 주최한 ‘2013 대한민국 대학생 디자인 졸업작품전 ‘잇다’’가 9일~16일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의 주제 ‘잇다’는 디자인 내 여러 분야와 예비․현직 디자이너를 잇는다는 의미다. 이번 행사에는 약 200개 대학 300명의 학생이 약 300개 작품을 선보였으며 건축가 조병수씨, 가구디자이너 이종명씨가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약 200개 작품을 증강현실 관람방법(휴대전화의 카메라를 작품의 설명판에 비추면 작품에 관한 해설을 동영상으로 보는 관람방법)으로 볼 수도 있었다.

  전시는 ▲시각 ▲패션 ▲건축 ▲실내 ▲제품 ▲공예 등 6개 분야로 나뉘어 구성됐다. 예비 디자이너는 예술 분야를 뛰어넘어 공통된 관심사부터 각자의 개성까지 디자인에 담아냈다.

  자취하는 대학생의 대부분이 1인 가구를 이룬다는 점에서 착안한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건국대 양서현(산디․08)씨, 홍효진(산디․08)씨는 원룸을 좀 더 넓게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다 빨래 건조대와 바구니를 하나로 합친 ‘콤팩트 랙(Compact Rack)’을 만들었다. 콤팩트 랙은 건조대의 왼쪽은 위로 오른쪽은 아래로 배치해 계단식으로 만든 후, 왼쪽 건조대 밑에 바구니를 설치했다. 콤팩트 랙을 쓰면 좁은 원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평소 외면했던 공간을 새롭게 조명하는 작품도 있었다. 안다희(산디․09)씨는 모퉁이 공간을 활용한 작품인 ‘모퉁이(MOTUUNGEE)’를 선보였다. 그는 사람의 흔적이 잘 닿지 않는 ‘침침한’ 공간인 모퉁이를 주제로 의자를 디자인했다. 따뜻함을 표현하기 위해 의자 등받이를 초록색 양모로 짰다. 안씨는 “이 의자를 통해 모퉁이 공간을 새롭게 연출하고, 양모를 이용해 모퉁이가 따뜻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으로 공익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도 돋보였다. 한남대 박아름(디자인․13년졸)씨는 실시간으로 전기요금을 알려주는 기계 ‘1/2 세이빙(1/2 saving)’을 만들었다. 기기의 육각형 모양 스크린에는 하루 전기 사용량이 요금으로 표시된다. 스크린 위에는 얼음 모양의 전등과 북극곰 모형이 붙어있다. 전기 사용량이 늘수록 전등의 불빛이 꺼지면서 북극의 얼음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박씨는 “이전 기기는 집 외부에 있는 계량기의 수치를 보고 예상 요금을 계산하기 어려웠다”며 “과도한 전기 요금과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직접 보여줘 절약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울과학기술대 이경민(시디․13년졸)씨는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아프리카에 모기장을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말라리아 예방 캠페인-말라리아 시계(Stop Malaria Project-Malaria Clock)’를 선보였다. 시계 가운데는 아프리카 지도가 그려져 있고 분침 끝에는 기아로 굶주리는 아이의 사진이 고정됐다. 이씨는 이 작품을 통해 1분마다 한 명의 아프리카 어린이가 말라리아 감염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소통을 중시한 건축물을 선보인 학생도 있었다. 한남대 고호준(건축․13년졸)씨, 김진호(건축․13년졸)씨, 배철현(건축․13년졸)씨는 공동주택 ‘고 투게더(Go Together)’를 선보였다. 이들은 세 개의 건물을 가족·친지·단독세대 중심형, 창작 공간을 겸한 아틀리에(atelier,작업실)형으로 나눴다. 이들은 건물에 공용공간으로 도서관, 무대, 식당 등을 추가해 사용자가 다양한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을 배려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점자 달력을 디자인한 강남대 김세현(시디·13년졸)씨는 비장애인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달력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일반 달력과는 다르게 숫자와 함께 점자가 박혀 있다.

  전시를 관람한 서울과학기술대 김예슬(건축·08)씨는 “시각, 실내 등 여러 분야에서 대학생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며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달력을 처음 접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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