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신문 <연세춘추>가 예산이 작년 예산의 30%로 줄어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따라 연세대 측이 연세춘추를 운영하는데 사용하는 연세춘추비를 자율경비(잡부금)에 포함시키면서 생긴 일이다. 학교 측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에 연세춘추는 기자의 사비로 취재비 등을 해결해야할 상황이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연세춘추 자체를 온라인 발행으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해 6일 연세춘추 편집국에서 본교, 고려대, 서울대, 중앙대 등 서울권 대학 언론사 13개가 모인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서언회)가 정기 회의를 열었다. 서언회는 회의를 통해 연세춘추 건의 입장 표명과 대응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연세춘추는 연세대의 일방적인 통보에 반발해 무제호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서언회는 공동 성명서를 제출하고 이은 문제에 다각도로 대응할 것을 합의했다.

  대학 신문의 위기는 비단 연세춘추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타대 학보사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본지는 작년 성균관대 신문인 <성대신문>의 결호 사건과 맞물려 1442호(2012년3월26일)~1443호(2012년4월2일)에 걸쳐 ‘대학 신문 삼면초가(三面楚歌)’ 기획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대학 신문 삼면초가를 통해 학생과 학교 간의 편집권 갈등, 대학 신문에 대한 학생의 관심 저하 및 구독률 하락 등의 현상을 심층 분석했다. 당시 <성대신문>은 주간교수와 학생기자의 갈등으로 학생기자가 파업하며 결호를 선언한 바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대학 언론은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확산으로 대학생은 종이 신문보다 모바일 신문을 선호하게 됐으며,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간 의견 교환을 하기도 한다. 의견을 교환할 창구가 늘어나면서 독자의 관심 또한 자연스럽게 줄었다. 연세춘추는 2월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연세대 재학생 약 18%만이 연세춘추비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대학 신문은 여전히 존재해야 한다. 대학 신문은 학교 구성원의 이야기를 담는 소통의 장임과 동시에 대학의 역사를 담은 중요한 기록물이다. 또한 대학 신문은 등록금, 수업권, 복지 등의 현재 구성원이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대학 신문이 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곧 구성원이 목소리를 낼 큰 창구 하나를 잃는 것과도 같다. 대학은 대학 신문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의미를 생각하고 언론의 자율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대학 언론이 진실을 담은 정의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대학 또한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학문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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