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한국여성대회 7~8일 서울 시청에서 열려…박원순 서울시장, 배우 권해효씨, 방송인 김미화씨 등 참석

▲ 7일 오후7시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유쾌한 묘비명 축제 '삶을 노래하라'에서 패널로 나온 배우 권해효씨, 영화감독 장항준씨, 소리꾼 이자람씨, 방송인 김미화씨(왼쪽부터).
김나영 기자 nayoung1405@ewhain.net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7~8일 서울시청에서 ‘제29회 한국여성대회’를 열었다. 7일에는 ‘유쾌한 시민난장’이라는 제목의 시민참여 행사와 ‘유쾌한 묘비명 축제-삶을 노래하라’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됐고, 8일에는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이 진행됐다.

  7일 열린 ‘유쾌한 묘비명 축제-삶을 노래하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와 라디오 캠프’ 배순탁 작가가 오프닝을 맡았다. 배 작가는 대중음악분야에서 여성의 입지가 날로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마초적인 록이 유행하던 것과 달리 요즘은 섬세하고 여성적인 음악이 추세”며 “현재 대중음악 뮤지션의 약 80%가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오프닝 후 여성연합 홍보대사 배우 권해효씨가 무대에 올랐다. 권씨는 여성의 날이 1908년 3월8일 뉴욕시에서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일어난 여성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며 여성의 날 유래를 설명했다. 그는 “세계 각국에서는 여성의 날을 크게 기념한다”며 “베트남에서는 여성의 날을 국가 공휴일로 정했으며 이날은 여성의 날의 상징인 장미꽃을 사러 나온 남성들로 온 거리가 북적인다”고 말했다. 이어 권씨는 “우리도 남녀차별을 완전히 없애 한번 그런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이후 권씨와 방송인 김미화씨, 장항준 영화감독이 자신의 미래 묘비명을 언급하며 삶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씨는 자신의 묘비명은 ‘웃기고 자빠졌네’라며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어렸을 때 늘 아버지가 자신에게 말했던 ‘괜찮아’가 자신의 좌우명이며 묘비명 후보라고 말했다. 권씨는 자신의 묘비명이 ‘만나서 반가웠습니다’라고 말했다.

  권씨가 시민들의 묘비명을 소개해주는 시간도 있었다. 시민들의 묘비명 중 한 시민의 ‘아까운 년’이라는 묘비명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까운 년’이라는 묘비명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안타까워할 만큼 멋진 삶을 살겠다는 지은이의 꿈이 들어가 있었다.

  여성대회 기념 판소리 공연도 펼쳐졌다. 소리꾼 이자람씨는 ‘심청가’에서 심 봉사가 젖동냥을 하는 대목과 여성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민요 ‘상주 모내기 소리’를 불렀다.

  같은 날 시민참여프로그램 ‘유쾌한 시민난장’이 오후2시~7시 서울시청 지하1층 시민청 시민플라자에서 열렸다. 약 30개의 단체가 유쾌한 시민난장에서 판매부스,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참여 단체는 판매부스에서 액세서리, 천연비누, 면생리대, 천연 미스트 등을 판매했다. 체험부스에서는 한국이주여성센터에서 제공하는 다문화 체험,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한 연극 안내받기 등 다양한 체험들을 할 수 있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정경원 총무부장은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천연 면생리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8일 오전11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제29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은 박 시장의 축사, 성평등 디딤돌 시상과 걸림돌 발표 등으로 이뤄졌다. 성평등 디딤돌에는 서울시의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서울모델’ 정책 등이 뽑혔고 성평등 실현에 방해가 된 성평등 걸림돌에는 친족성폭력 가해자 김형태 국회의원 등이 뽑혔다.

  이날 열린 제25회 여성운동상 시상식에서는 국내 최초로 친족성폭력 수기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를 쓴 은수연씨가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했다. 기념식은 참가자 일동이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선언’을 발표하고 참가자 전원이 카드섹션, 율동 등 기념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김하영(사학·12)씨는 “평소 여성학에 관심이 많아 연계전공 할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가 여성과  관련한 의미있는 자리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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