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새 것에 대하여
봄, 새 것에 대하여
  • 박민정(언론․09)
  • 승인 201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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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2월 25일, 대한민국 제 18대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다음날 어느 일간신문 1면에는 카키색 코트를 입고 높이 손을 뻗어 흔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실렸다. 열일곱 명의 남성 대통령을 앞세우고 이제야 맞는 첫 여성 대통령이다. 그녀의 취임 장면은 그림만으로도 새롭다. 충분히.

  문제는 그 사진 위에 자리 잡은 헤드라인이다. “다시 한강의 기적을 말하다.”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2013년의 새 대통령일진대, 그 길을 처음 시작하는 순간에 가장 도드라진 내용이 한강의 기적이라니. 읽고 난 뒷맛이 씁쓸하다. 물론, 대한민국이 번영을 향해 달리던 순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제 2의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 역시 걸릴 것 없이 용인될 만하다. 그럼에도 씁쓸한 입맛은 한강의 기적을 말하는 것이 ‘그때 그 시절, 그때 그 사람’에 대한 국민의 기억을 소환하기 때문이 아닐까.

  박 대통령이 공식석상에 나와 새 시대에 걸맞은 가치들을 논할 때 이제 국민은 그 장면에서 희망과 내일에 대한 기대를 품어 마땅하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 그녀가 실정을 하기를 바라는 건 절대 옳은 방향이 아닐 테니까 말이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미래의 행복과 번영의 나날들을 읽어내려 노력해야 할 거다. 그게 참 힘들다는 게 요지이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세모꼴 눈을 둥글게 고쳐 떠보리라 다짐한 국민들의 노력이 무색할 판이다. 박정희 키드로 불리는 유신 2세들의 등용, 인수위 때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온 밀실 인사, 취임사에서의 ‘한강의 기적’에 대한 반복적인 언급(비록 전략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행보들은 진짜 새 정부를 바랐던 국민들에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요소로 손색이 없다.

  새 대통령, 새 정부다. 비록 아직 겨울이지만 봄의 자취가 들어있는 바람을 느낄 때면 봄이 지척에 와있는 듯 따뜻하고 달다. 정부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사회도 세계 경제도 모두 여직 겨울 속에 있다. 그렇다고 새 봄이 오리라 믿는 것이 사치는 아닐 것이다. 도리어 희망이다. 그를 바라는 것이, 이번만큼은 정치도 새 것이기를 비는 마음이 큰 욕심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