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주인’이 되기 위한 국민의 정치 참여 이야기
‘진짜 주인’이 되기 위한 국민의 정치 참여 이야기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3.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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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25일 제18대 대통령이 취임했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질수록 정부는 보다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참여만을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체성을 갖기 위한 방법을 책을 통해 알아봤다.


△이기주의는 민주주의를 저해한다
 
 144개국 중 133위. 작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실시한 국가경쟁력 평가 중 정책 결정 투명성 부문의 우리나라 순위다. 1980년대부터 국민의 정치 참여가 과거에 비해 확대되며 정책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이 느끼는 정책 결정 투명도가 이처럼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현상은 민주주의가 사회 구성원 간의 충분한 토의 없이 갑작스럽게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들의 대한민국」의 저자는 우리나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를 맞아 사상적 전통이 없고, 민주적 제도의 정립이 미흡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초·중·고교 및 대학의 교과서에 민주주의 정신의 기본을 가르치는 내용이 거의 없다”며 “그런 까닭에 국민의 민주주의 인식이 피상적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정치 현상에 대해 분석한 몇몇 저자는 정치인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개인적 욕심을 담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들의 대한민국」의 저자는 몇몇 정치인이 정권을 자기와 자기 측근들의 출세수단으로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역대 정권의 병폐와 새로운 한국의 길」의 저자는 “정치인들이 국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자 그 상황만을 모면하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국가 운영의 원칙처럼 이용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실천 가능성이 적은 포퓰리즘 정책이 생겨난다.

 공공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욱 중요시하는 경향 또한 원인 중 하나다.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현상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정치 참여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새 한국정부론」의 저자는 국민 참여가 지방분권화에 따라 증가하기는 했으나 공익보다는 사익을 위한 정치 참여가 다수라고 지적한다. 전국적 이해보다는 지역적 이익 추구를 위한 참여가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고도 언급한다.


△국민은 최고의 정책 설계자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레만(Léman)강은 길이가 70km 이상의 긴 강임에도 이곳에는 몽블랑 다리 하나밖에 설치돼있지 않다. 이곳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을 겪지만 다른 다리를 건설할 계획은 없다. 새 다리가 들어서면 교통량이 늘어나 대기가 오염되고 삶의 질이 저하될 것을 우려해서다. 이처럼 유럽에는 시민이 나서 정책을 결정해 도시 환경의 파괴를 막는 많은 사례가 있다.

 국민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사람이다. 「따뜻한 경쟁」의 저자는 국민을 ‘최고의 정책 설계자’로 봤다. 기업과 정부와 달리 국민은 정책을 결정할 때 이익창출 보다는 삶의 질 향상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시민의 참여”라고 말한다.

 또한 국민 참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로는 매니페스토가 있다. 매니페스토는 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을 갖춘 선거 공약으로 1834년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영국에서는 646명의 하원 의원 모두가 공약에 대해 늘 지역 구민의 검증을 받고 있다. 검증 결과는 곧바로 다음 선거에 반영된다.


△깨어있는 국민이 나라를 바꾼다

 국민이 현명한 감시자의 역할을 하려면 ‘공부하는 국민’이 돼야 한다. 공부하는 국민이 많을수록 정부 정책은 한층 더 구체성을 띠기 때문이다. 국민이 어떠한 현상에 의견뿐 아니라 자신들이 보건, 교육 등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면 그 의견이 더욱 힘을 가진다.

 이집트는 공부하는 국민이 국가를 바꿔나가고 있다. 「따뜻한 경쟁」의 저자는 국가를 위해 실천하고 공부하는 국민인 이집트의 ‘민중 위원회’를 소개했다. 민중 위원회는 작은 마을 단위에 만들어진 모임으로, 문맹자에게 글을 가르치고 정부 관리의 업무를 감시하며 압력을 행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실제로 저소득층 인구가 약 30만 명에 달하는 미트 오크바 지역의 민중 위원회는 이라크 전 대통령인 무바라크가 퇴진하자, 지역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를 선정해 개선책을 마련했다. 민중 위원회는 치안을 위한 가로등, 연료 공급을 위한 가스관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 마을에 가로등이 설치되고 가스관이 들어왔다. 스스로 공부하고, 논의한 끝에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찾아낸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가 보편화되면서 국민은 ‘미디어 기부’를 통해 보다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미디어 기부는 SNS 상에서 공유하기·댓글 달기·콘텐츠 생성으로 정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다. 국민은 트위터의 리트윗, 페이스북의 공유하기 소극적인 공유 기부부터 실제로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는 적극적 기부인 콘텐츠 기부까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다.

 「소셜로 정치하라」의 저자는 이러한 기부는 기존 정당조직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와 범위로 후보에 대한 지지가 확산된다고 말한다. 멀리에 있다고 느꼈던 정치 참여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