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월) 오후2시 대강당에서 201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다. 졸업생은 학위 수여식을 끝으로 대학생의 타이틀을 벗고 ‘사회 새내기’로서 삶을 시작한다. 본지는 사회 속에서 20년 이상 자신의 영역에서 매진하고 있는 선배부터 이제 갓 사회에서 걸음마를 끝낸 선배까지 11명을 만났다. 이어 선배가 사회 새내기인 졸업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 핵물리 과학자 출신 민병주(물리․81년졸) 국회의원

  졸업생 여러분께 어떤 말씀을 해줄까 고민 중에 문득 32년 전 제가 졸업했던 때가 떠올랐어요. 당시의 전 설렘과 막연한 두려움, 하나의 관문을 통과했다는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던 ‘확고한 꿈과 목표를 잃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을 할 때도 ‘왜’하는지 알아야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목표는 막막하게 느껴지는 앞날의 이정표가 돼 여러분을 이끌어 줄 수 있어요.

  앞으로 여러분이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때론 두려움 없이 도전하게 하길 바라요. 또 최선을 다했음에도 원치 않는 결과를 얻었다 하더라도 미련 없이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도전하는 패기를 가지길 바라요.

  이화에서의 배움과 인연을 바탕으로 꿈과 목표를 만들고 또 이뤄가는 멋진 여성이 되길 바라요.


- 국토연구원 채미옥(영문·87년졸) 문화국토연구센터장 

  학교라는 온실 속에서 황야 같은 사회로 나오면 먼저 두려움이 앞서는 게 당연해요.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도 여러분을 힘들게 할 거에요. 저 또한 영문학을 전공하고 현재의 일을 하기까지 겪은 심적 갈등과 방황이 저만의 경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참 후에 알게 됐어요.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은 네잎클로버를 찾는 일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일’로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40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서 오늘 이무대가 끝나면 내일부터 5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겠다는 멘트를 날리던 어느 여가수의 철저한 프로의식을 본받으세요. 그 분의 당당하고 여유로운 아름다움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어 보세요.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단기간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자기 일을 즐기는 사람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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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인사지원센터 황영미(경영․88년졸) 상무

  인사팀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여러분께 오늘은 격려 보다는 당부를 드리고자 해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조직 생활에서 약한 부분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에요. 친구들과 혹은 가족들과 얘기하듯이 조직에서 커뮤니케이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라요. 여성의 경우, 종종 사회생활에서 이 같은 점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같은 점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부족한 부분이죠. 여성의 대부분은 처음부터 상황설명을 길게 함으로써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듣는 사람이 알아듣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하죠. 이 때문에 종종 대화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아요. 대화할 때는 항상 결론을 먼저 얘기 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대화 목적을 먼저 알려야 해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타인과 갈등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죠. 가장 먼저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는 사람은 역지사지를 실천하는 사람이에요. 역지사지는 업무 과정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요.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작성하는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보고서를 읽는 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을 거예요.

  사회생활의 시작에 선 졸업생 여러분, 첫 시작이 아름답고 성공적이길 바라며 사회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할게요.


- 한기정산부인과 한기정(의학․89년졸) 원장

  졸업생 여러분,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모든 면에 완벽하게 잘하려고 바득바득 애쓰기보다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회 초년생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거일 테니까요. 또 부족한 부분이 있어야 더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사회 초년생은 아직 사회생활을 해야 할 날이 많이 남아 있어요.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배우며 그 공간을 채워나갔으면 좋겠어요.

  사회생활을 할 때는 열린 사고로 타인을 바라보세요. 사회에는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에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나와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마음처음에는 자신의 의견을 포기하는 것이 밑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신이 약간 밑지더라도 남의 것을 수용하는 것이 사회 초년생에게는 더 좋은 자세에요. 그들에게는 잘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통해 배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제일 필요한 때이니까요.

  사회를 보통 적응의 세계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잘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이 잘하는 거예요.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는 여러분, 조급해 하지 말고 조금은 각박하게 느껴지더라도 그 사회에서 살아남는, 잘난 ‘이대 나온 여자’가 되기를 바라요.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출신 민현주(사회․92년졸) 국회의원

  졸업생 여러분, 대부분은 이제 학교에서 사회라는 벌판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사회라는 곳은 또 다른 말로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하나의 상품으로 진입했다는 말이기도 하죠. 이 때문에 종종 경쟁을 해야 하고, 치열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같은 환경에서 자신을 너무 채찍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꾸만 자신을 채찍질하다보면 도리어 자신이 먼저 지쳐버릴 수 있거든요. 여러분은 이제 처음 시작 단계에 것이기에 쉽게 지치지 말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요.

  또한 여러분에게는 각자 현재 롤모델이 있을 거예요. 그 분들 또한 첫 술에 배부르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라요. 자신의 기준에서 못 미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라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는 사실은 알죠?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20, 30대를 보내길 바라요. 이때의 열정이 모이고 모이면 찬란히 빛나는 40, 50대가 될 수 있어요. 사회에서 열정을 가진 이화인을 꼭 볼 수 있기를 바라요.


- KBS 황정민(영문․93년졸) 아나운서

  지금 졸업생 여러분이 처해진 상황이 마음에 안 찰 수도 있을 거예요.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더 좋은 직장에서, 더 멋진 모습으로 꿰고 싶어 하는 것은 모두가 같은 마음일 테니까요. 하지만 시간은 조금 걸릴지 몰라도 어느 곳에서든 진심은 전해질 수 있어요. 누가 지켜보지 않더라도 항상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고, 진심으로 모든 일에 임하길 바라요.

  나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세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단점보다는 장점을 크게 보며, 조직 생활 내에서 다 같이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밝은 사람이에요. 이화인 여러분은 사회생활을 해 나가며 어디에서나 사랑받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요.

  지금 이화를 졸업한다고 학생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에요. 다음에 입학 할 사회라는 거대한 학교에서 당신의 꽃을 활짝 피우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 SBS 유덕기(언론·06년졸) 기자

  10년이 채 안 되는 사회생활을 밑거름 삼아 졸업생 여러분께 몇 가지 이야기 드리고자 해요. 사회생활을 하며 저는 ‘자기 객관화’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최상의 기회화 최악의 상황에서 스스로를 조절할 수 방법과 채워야 할 부분을 발견하는 능력도 자기 성찰과 객관화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죠.

  지금의 상황이 끝이라 생각하지 말고 항상 열려있어야 해요. 사회 속에는 많은 기회가 존재하고 언제 그 기회가 여러분을 찾아올지 몰라요. 현재 상황에 좌절하거나 만족하지 말고 항상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세상이 말하는 ‘여성’이 함몰되지 않았으면 해요. 남들의 시선, 언론이 만들어낸 ‘성공하는 여성 사회인’ 틀에 갇히지 말고 내가 살아온 방식대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찾아 갔으면 좋겠어요.
  자궁같던 이화를 떠난다는 사실이 불안하면서도 홀가분했어요. 앞으로 다가올 기쁨은 온전히 즐기고 또 바닥까지 치게 만드는 슬픔을 자신의 살로 다시 만들어내는 여러분들이 되었으면 해요


- 우리은행 최지은(경영․10년졸) 계장

  처음 사회생활을 하면 자신이 학생인지, 사회인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요. 미숙하다는 것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회사에서 사회초년생들에게 기대하는 건 탁월한 업무능력이 아닌 배우려는 자세와 열정이에요. 이러한 태도로 사회생활에 임한다면 실수도 하나씩 모여서 내공이 될 거예요.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학생시절로 돌아가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아요. 졸업생 때 취업고민 진로고민으로 힘든 시기가 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학생으로서 마지막 구간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보내시기를 바라요.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하루 종일 학교에 있었어요. 교정에 있는 것만으로 무언가 마음이 편했거든요. 마지막 학기에 비로소 교정의 아름다운 모습도 새삼 발견하고 안 가본 건물도 가보고 했어요. 여러분들은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거나 짧은 여행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시길 추천 드려요. 이러한 시간을 통해 학창시절의 마침표를 잘 찍으세요.


- 라마르피부과 분당점 김형선(의학전문대학원·11년졸) 원장

  졸업의 순간은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며 치열하게 노력하며 살아온 자신이 대견하게 생각되는 날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했든 아직 시작하지 않았든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사람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시기로 판단하기보다 본인 최고의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열정을 가지고 하루하루 충실히 생활하셨으면 해요.

  많은 선배님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후배에게 “열정을 갖고 늘 배우려는 자세로, 3년은 인내하고, 인연의 폭을 넓히라”는 말씀을 해주시곤 해요. 항상 듣는 말이다 보니 식상하다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막상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 말씀이 진리란 것을 깨닫게 된답니다. 힘들더라도 인내하는 태도를 가지길 바라요.

  학창시절의 마지막 시간이자,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될 지금의 설렘을 만끽하고 앞으로 멋지게 나아가시길 응원해요.


- CJ E&M 방송사업부문 마케팅애널리스트 한보민(중문․12년졸)씨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껴요. 그 중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어요. 성격에서 서로가 맞지 않는 것이지 그들이 틀린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이 같은 생각을 여유롭게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종종 ‘틀림’이 아닌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해요. 자신의 기분을 순간, 순간 그대로 표현하면 그 당시에는 편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언젠가는 후회할 수도 있어요. 자신의 기분에 의해 표정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기분이 나쁘더라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요.

  학창 시절과 달리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기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어요. 시간 관리를 잘 해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조금이라도 가지길 바라요.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쁨에 지친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들도 앞으로 자신의 삶에 새롭게 찾아올 시간들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시고 사회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우시길 바라요.


- 대한항공 외항사 서비스센터 허수정(경영․12년졸)씨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보니 학창시절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회사는 조직단위로 움직이고 한 가지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이 움직여야 돼요. 그러다 보니 조직 내 갈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죠. 상사나 회사 동료와 의견차이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갈등상황이 생기면 자신의 뜻을 고집하기보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공감을 먼저 해주기를 부탁하고 싶어요. 상대방에게 공감을 먼저 하고 자신의 입장을 말하면 악감정 없어 보다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어요.

  또한 지금 당장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졸업 후 잠깐 여유가 있을 때 ‘이건 정말 잘했다’ 싶을 만큼 기억 날 경험을 꼭 해보길 바라요. 사회인이 되기 전, 그 때의 신분을 최대한 즐기기를 바라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자신의 가능성을 한 곳에만 두지 말고 다른 분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넓은 시각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서 하다 보면 훗날에 어떻게라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졸업생 여러분, 처음부터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었던 사람은 없겠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넓고 크게 보세요. 그리고 현재를 즐기며 똑똑하게 노는 이화인이 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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