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제대로 읽기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시리즈,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기획

    
   요즘 TV를 켜면 ‘사극 열풍’이라고 할 만큼 역사극이 많이 방영되고 있다. TV뿐 아니라 극장에서도 사극이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또한 해외로 수출된 시대극은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높여 한류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시중에 한국 전통 문화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지만 학술적인 성격의 어려운 연구서나 여행안내서 수준의 가벼운 책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우리 문화를 제대로 소개하고 있는 영문 도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어서 부담스럽지 않되 깊이 있는 책을 찾는 국내외 독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The Spirit of Korean Cultural Roots)>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여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이화여대출판부에서 기획한 시리즈이다. 역사, 문학, 사상, 건축, 미술, 가구, 음식, 놀이 등 다양한 영역을 주제로 각 분야의 전문가가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저술했으며 풍부한 사진 자료를 사용해 독자들로 하여금 우리 문화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한국 전통 문화의 세계화라는 기획 의도에 따라 영문판을 같이 출간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2005년 출간을 시작해서 현재 한글판과 영문판 29종씩 총 58종이 출간되었으며, 내년에는 1차 완간의 마지막을 장식할 책으로 『한국의 문자: 한글』이 발간될 예정이다.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시리즈는 논의의 초점을 과거에만 두지 않고 전통 문화가 현재에 어떻게 이어져 오는지, 오늘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민간 신앙』에서는 개업식을 하거나 사무실을 이전하면 돼지 머리를 앞에 놓고 절을 하는 것이 옛날 왕조시대 하늘에 제사드릴 때 말이나 소, 돼지 등을 통째로 바치던 습속이 간소화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 시리즈는 단순히 우리 문화의 근원을 탐색하고 그 특성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문명이 유발한 문제점들을 치유하는 대안이 한국의 전통 문화의 본질 속에 들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한국의 전통 교육』에서는 성적 지상주의, 학교 폭력 등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우리의 교육 현실을 돌아보며 인성과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강조했던  선조들의 교육 방침을 되새겨본다. 또한『한국의 전통 공간』에서 저자는 오늘날 집이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되어가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집을 물질적 욕심의 대상으로 보지 말라고 강조했던 유 · 불 · 도 사상이 내재된 우리의 전통 건축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올 한 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천만 명을 넘어섰다. 해마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문화를 체험하고자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문화 우수 홍보도서’로 선정된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시리즈가 앞으로도 한국의 전통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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