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내기식 네거티브 선거전이 끊이지 않는 이유
흠집내기식 네거티브 선거전이 끊이지 않는 이유
  • 임경민 기자
  • 승인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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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본 네거티브 선거의 진실…네거티브는 필요악 주장하기도


<편집자주> 19일(수) 제18대 대통령선거(대선)를 앞두고 일곱 후보의 선거전이 치열하다. 이전 정부운영 실패의 책임을 묻고, 다운계약서 작성을 지적하는 등 서로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선거전’의 열기도 뜨겁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 네거티브전을 피해 한 표를 제대로 행사하는 현명한 유권자가 되는 방법을 책을 통해 살펴봤다.

△네거티브 선거가 계속되는 이유…부정적 메시지에 더 귀 기울이기 때문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 ‘유신독재 세력 잔재의 대표자’…
  선거일이 가까워올수록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방도 열기를 더해 간다. 경중을 막론하고 선거 때마다 계속되는 상대 후보 흠집내기가 계속된다. 그럼에도 네거티브 선거전이 지속되는 이유는 사실 많은 유권자가 ‘싸움 구경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만든 마케팅 비밀 일곱 가지」의 저자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지속되는 현상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메시지에 더 귀 기울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저자는 심리학 이론 중  ‘부정성 효과이론’을 언급하는데, 사람들은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부정적인 메시지에 더 주의를 집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김 과장 이번에 승진한대”에는 “좋겠네”로 대답하지만 “김 과장 얼마 전에 이혼했대”에는 “왜? 어쩌다? 무슨 일로?” 와 같이 반응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보통 부정적인 소식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 네거티브 선전 활동은 저평가된 상대방 후보의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도전자’ 후보가 연임 가능성이 높은 현직자 후보에게 공세를 펼칠 때도 네거티브 선전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도전자는 현직자가 입안한 정책의 문제점이나 현직자의 비리를 밝히는 것은 물론, 자신이 그와 달리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임을 유권자에게 알려야 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전쟁」은 도전자가 현직자를 네거티브로 공략하면 상대방의 명백한 차이를 부각함을 물론 도전자가 선호하는 이슈로 선거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최선의 선택이라고 이야기한다.

  네거티브 선전 활동 효과가 미미한 경우도 있다. 이미 형성된 여론이 네거티브 공세의 방패가 되는 경우다. 이명박 후보 대 정동영 후보의 대결로 예측됐던 17대 대선 당시 이 후보는 BBK 사건 등 여러 의혹을 받았지만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대통령을 만든 마케팅 비밀 일곱 가지」의 저자는 당시 이 후보의 이미지가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던 부분인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로 굳어졌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네거티브는 필요악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TV나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네거티브 광고에 눈살을 찌푸린다. 네거티브란 말은 상대후보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물론 상대후보가 원래부터 뭔가 잘못된 사람이라는 의미까지 함축한 ‘포괄적 경구’가 됐다. 특히 정치학계와 언론계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이야말로 정치 담론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유권자들을 서로 격하게 반목시킨다고 지적한다.

  정부 및 정치권에서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대해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 직전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 장관 회의까지 열며 네거티브 캠페인을 ‘단속’하겠다고 했다. 네거티브 캠페인을 없어져야 할 선전 활동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직선거법 제58조에서는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규정해 네거티브 선거운동 자체를 정당한 선전 활동으로 보고 있다. 위 책의 저자는 ‘불법’과 ‘네거티브’를 명확히 구분해 네거티브 선전 활동을 하나의 선거운동 방법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권자는 네거티브 선전을 보고 후보를 판단해 더 나은 한 표를 행사할 수도 있다. 「네거티브 전쟁」의 옮긴이는 네거티브 선전 활동이 필요한 이유로 정치학의 ‘무의사결정론’을 든다. 무의사결정론이란 의사 결정자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회 문제는 의제로 쉽게 설정하지만, 사회적으로 아무리 중요한 문제라도 자신에게 해가 되는 사안은 의제로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거에 있어서 후보가 자신의 결함을 자진해 드러내지 않는 ‘무의사결정’이 있을 때, 네거티브는 ‘필요악’처럼 제 기능을 발휘한다.

  네거티브 선거가 과열될 때 유권자는 후보의 정책과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는 비판의식을 갖고 투표해야 한다. 후보 중 가장 많은 투표수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단순다수제를 택한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당선을 위해 자신의 점수를 끌어올리기보단 상대의 점수를 깎아내리는 데 전력을 다하게 되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전쟁」은 네거티브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유권자가 많아질 때 오히려 메니페스토를 실천하는 훌륭한 후보가 선출되는 선거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늘의 투표가 내일의 희망이 된다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택하고 있는 여러 나라에서 유권자자 투표를 하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유력 후보 대신에 제3의 후보를 선택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선거를 통해 통치자의 임명이 민주적으로 이뤄졌어도 당선자가 공약을 지키지 않는 등 유권자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있어 선거에 아무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본래 모습은 개인의 뜻을 대리로 실현할 사람을 추첨을 통해 선정하는 것이었다. 민주주의의 원초적 형태였던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국가 고위직을 추첨으로 임명했다. 추첨으로 뽑혀 고위직에 오른 시민은 재판소에서 판결을 위한 비밀투표를 할 수 있었다. 「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의 저자는 만약 아테네에서 배심원을 추첨이 아닌 투표로 선출하였다면 판결은 편향된 정치적 성향을 띠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도 투표를 통해 대표를 임명하는 방식에 대한 불신이 존재해 추첨제를 도입하고자 했다. 하지만 피렌체와 베네치아의 귀족 계급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투표를 통한 대표의 선출을 요구했다. 결국 추첨에서 투표로 바뀐 지도자 임명 방식은 정치권력이 시민에서 당선자로 이양하는 과정처럼 자리 잡았다. 시민은 당선자에게 정치적 주권을 넘겨주게 됐고, 투표로 선출된 당선자는 정치권력을 가진 것처럼 자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선거를 통해 통치자를 임명하는 대의민주주의가 국가를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아테네처럼 아고라에 모든 시민이 모여 고위직을 추첨으로 뽑을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 없다. 또 르네상스 시대와 달리 충분히 투표를 통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후보를 낙선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책의 저자는 시민이 투표 등 정치활동에 활발히 참여한다면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민이 후보자를 감시하고 정치권에 의견을 표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한 통치자가 월등한 권력을 가진 ‘독재체제’와는 달리 여러 사람의 투표를 통해 이뤄지는 민주주의는 복합성, 비단독적 결정성, 예측불가능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의 저자는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민주주의가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약하고 불안정하지만, 시민들이 스스로 미래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거를 통해 통치자를 선정한 지는 한 세기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과정은 분명 더 큰 자유와 행복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민은 그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보통선거에 무더기로 기권하거나 백지 투표를 하는 등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위 책의 저자는 시민이 스스로 투표해, 자유를 위협하는 위험 인물에게 투표하지 않을 때 불신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그럼으로써 시민은 대표자 한 명에게 권력을 양도하지 않고 직접 나서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투표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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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전쟁
데이비드 마크 지음 | 양원보, 박찬현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9.7.10. | 384쪽 | 19,000원
이 책은 네거티브 선거 활동의 유형, 사례, 전략을 통해 네거티브를 긍정적으로 본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미국 선거사에 등장했던 다양한 네거티브 선전 활동을 소개한다. 저자는 베트남전을 지지하는 지역에 출마한 후보를 ‘반전주의자’로 몰아가는 등 치열한 네거티브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네거티브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적절히 활용하면 진위를 판단하고 옥석을 가리는 데 더없이 유용한 장치라고 평가한다.

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
장 폴 주아리 지음 | 이보경 옮김 | 함께읽는책 | 2012.3.19 | 200쪽 | 15,000원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필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정치적·사회적·문화적 현상을 분석했다. 저자는 정치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 정치인 이념이 아닌 국민이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 자유, 평등, 공동체와 같은 개념을 쉽게 풀어냈다. 이 책은 진정한 ‘국민집권플랜’의 시작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투표에 달려 있음을 알려주며 ‘정치적 인간’의 이상적 모습으로 ‘적극적 시민’을 제시했다.

대통령을 만든 마케팅 비밀 일곱 가지
강승규 지음 | 중앙북스 | 2008.1.8 | 216쪽 | 10,000원
신문기자와 서울시 홍보기획관을 거친 저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사례를 제시하며 대통령 선거에 숨겨진 마케팅 노하우를 밝힌다. 저자는 대중과 소통하며 끊임없는 마케팅을 펼쳐야 당선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대중들이 원하는 이미지 만들기, 핵심 키워드 정책, 기억에 남는 슬로건과 메시지 전략’ 등으로 선거 전략을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투표행태의 이해
전용주, 임성학, 이동윤, 한정택, 엄기홍 지음 | 한울아카데미 | 2011.4.30 | 285쪽 | 13,500원
이 책은 유권자의 투표 행태에 관한 연구 성과를 정리한 책이다. 저자들은 투표행태 분석과 관련해 사회학적 관점, 인지심리학적 관점 등에서 여러 이론의 주요 개념과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했다. 또한 투표행태와 관련한 여러 이론을 동원해 우리나라의 선거와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접목해 분석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네거티브, 그 치명적 유혹
커윈 C. 스윈트 지음 | 김정욱, 이훈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7.7.10 | 438쪽 | 16,500원
저자는 미국의 선거에서 후보 간 공방전을 벌였던 네거티브 선거전 25개를 골라 순위를 매겨 소개했다. 언급된 선거는 미국의 2004년 대선, 전쟁광으로 비난받은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이 나왔던 1864년 대선 등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종 간 갈등 문제, 거짓말과 거짓말이 서로 얽힌 치열한 두뇌싸움 등 다양한 양상의 네거티브 선거를 언급했다. 이 책은 선거와 네거티브 캠페인의 속성과 정치권력을 두고 다투는 인간 본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