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욱 기자 oogui@ewhain.net


서대문구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홍익문고’를 보존하기로 11월27일 결정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보통 구(區)의 의견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홍익문고는 그대로 유지 될 가능성이 크다. 53년째 한 자리를 지킨 홍익문고는 현재 신촌에 유일하게 남은 중형 서점이자 비 프랜차이즈 서점이다.

홍익문고 박세진 대표는 “재개발 사업으로 짓는 상업 건물에서 생기는 이익보다 홍익문고의 역사성과 상징성의 가치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10월24일 홍익문고가 있는 4천597㎡의 신촌부지에 상업․관광숙박 시설을 건립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홍익문고 일대에는 최대 100m 높이의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홍익문고가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 입주하려면 약 30억원의 건물 신축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돼, 홍익문고가 존폐의 위기에 놓였던 것이다.

서대문구가 홍익문고를 재개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이유는 홍익문고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달라는 지역 주민의 계속된 요구 때문이다. 서대문도서관 이용자 모임인 ‘서대문도서관친구들’ 양리리 대표가 여러 시민단체에 홍익문고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러자, 3일 만에 ‘이한열추모사업회’ 등 65개 지역주민단체 주민 약5천명이 모여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을 만들었다.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은 11월23일 홍익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익문고는 신촌 주민과 대학생에게 남은 문화의 마지막 보루”라며 “홍익문고가 재개발로 인해 신촌에서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건물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 양리리 대표는 “지역서점은 주인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책과 추억, 미래를 찾은 모든 이의 것”이라며 “서점이 사라진 동네는 사색이 사라진 곳”이라고 말했다.

지역 인사의 관심도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우상호 의원은 21일 “신촌을 문화공동체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홍익문고는 존치돼야 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새누리당·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서대문지역위원회도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에 동참 의사를 전했다. 11월22일에는 연세대 정창영 전 총장이 홍익문고를 방문해 홍익문고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에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물으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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