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본교에서 싱겁게 먹기 캠페인 27일 진행


“으악! 너무 짜요!”

생활환경관(생활관) 학생식당 앞에서 콩나물국을 시음하던 학생이 얼굴을 찌푸렸다. 서대문구 보건소 직원이 건넨 콩나물국 중 염도가 높은 콩나물국을 마셨기 때문이다. 보건소 직원은 실험을 마친 학생에게 “학생이 선택한 콩나물국의 염도는 0.3%에요. 이정도면 평소 음식을 짜게 먹는 것도, 싱겁게 먹는 것도 아니에요. 딱 보통이네요.”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보건소는 학생들에게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권유하기 위해 11월27일 생활관 지하 2층 학생식당 정문 앞에서 ‘건강식생활 체험 홍보관’(체험 홍보관)을 진행했다. 행사는 콩나물국 시음을 통해 참가자의 염미도(평소 음식을 짜게 먹는 정도)를 측정한 후, 나트륨을 줄이는 식사관리 요령을 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콩나물국은 매우 짠맛(염도 1.25%), 짠맛(염도 0.6%), 보통(염도 0.3%), 싱거운 맛(염도 0.15%), 매우 싱거운 맛(0.08%) 등 5단계로 나눠져 있었다. 참가자는 염도를 알지 못한 채 다섯 잔의 콩나물국을 한 잔씩 차례로 마셨다. 한 잔을 마신 후에는 다음 시음에 영향이 없도록 물로 입안을 헹궜다. 다섯 종류의 콩나물국을 모두 맛본 참가자는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콩나물국을 선택했다. 참가자가 고른 콩나물국의 염도가 평소 그가 섭취하는 짠맛의 정도를 나타낸다.
 
이어 보건소 직원은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적힌 홍보물을 나눠주며 식사관리 요령을 알렸다. 직원은 학생들에게 국물을 적게 먹거나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라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나트륨 권장량은 하루 2천mg이지만 찌개 1인분(400ml)에는 평균 2천mg의 나트륨이 포함돼 있다. 서대문구 보건소 관계자는 “매끼 국물 1컵(200ml)을 덜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채소와 과일에 많이 함유돼 있는 칼륨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132명의 이화인이 염미도 측정 실험에 참여한 결과 약 27.3%(36명)가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이화인의 약 51.5%(68명)가 보통 입맛을, 21.2%(28명)가 비교적 싱거운 입맛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서대문구가 구민 1천142명을 대상으로 염미도를 조사한 결과(27.1%)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은정(경제‧11)씨는 “평소 내가 짜게 먹는지 싱겁게 먹는지 몰랐는데 이번 실험을 통해 알게 됐다”며 “평소 국을 좋아해 끼니마다 먹는데 앞으로 국물 섭취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보건소 지역건강과 건강증진팀 김지영 주무관은 “내년에는 체험 홍보관 진행과 더불어 서대문구 어린이집 등을 방문해 급식에 나온 국의 염도를 측정할 계획”이라며 “식약청의 권장 염도보다 나트륨이 높게 측정되면 나트륨을 줄일 수 있는 조리 방법을 알려주고, 추후 재방문해 잘 실천되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험 홍보관은 11월29일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진행됐고 5일(수) 연세의료원 3층 식당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서대문구는 올해 서울시 나트륨 섭취 감소사업 시범보건소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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