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본교 학생식당에서 학생, 교직원, 자원봉사자 등 약 300명이 김치를 담그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김장철이 됐지만, 김치를 담가 먹기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등을 위해 본교에서 진행한 행사다. 행사에서 담근 김치 3천500kg은 서대문구의 소외된 계층에게 전달됐다.
 
  겨울 기운이 부쩍 다가올수록 소외된 계층의 생활 사정은 더 어려워진다. 국민의 관심이 12월 대선에 쏠린 이때, 불우이웃을 돕는 풍경은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닥친 이에게 후보들의 공약은 아직 먼 일이다. 이들에게는 문자로 된 공약보다도 실질적인 도움이 먼저 필요하다.

  최근 대학가에서 학생과 교직원이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본교를 비롯해 단국대, 백석대, 중앙대 등 대학이 김장 행사를 통해 저소득 계층을 나서서 돕고 있다. 이 행사는 학생,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이 스스로 자원해 행사를 참여한 것에 의미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대학이 지역사회와 연계해 지역민을 도왔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과 지역 봉사는 김장 봉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봉사 활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본교는 작년에 서대문구 거주 어린이들을 초청해 과학·미술 교육 프로그램 체험 행사, 여성 독거 노인을 방문해 생필품을 전해주고 말벗을 해주는 등의 봉사를 한 ‘배꽃향기’ 등을 진행했다. 올해도 본교생이 참여한 지역 주민을 위해 음악재능을 기부하는 ‘서대문 안산 벚꽃 스토리텔링 콘서트’가 있었고, 매주 화요일 본교 스포츠 트랙에서는 지역의 저소득층 학생에게 생활 체육을 가르쳐주는 교육 봉사가 진행돼 예체능에 두루 걸친 지역봉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지역봉사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데는 무엇보다 대학 구성원인 이화인의 관심이 중요하다.

  대학의 배움은 단순히 교재를 보고 암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공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대학 구성원이 지역사회를 향한 관심을 보이고, 이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한 공부일 것이다. 대학은 앞으로도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역 공동체로서 함께 행복하게 사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과 지역이 연계한 봉사활동을 더욱 확대해 학교와 구성원이 적극 지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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