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수)~29일(목) 치러질 단과대학(단대) 학생회 선거에서 두 선거운동본부(선본)가 후보로 나선 단대는 음악대학 1곳뿐이다. 나머지 단대에서는 한 선본만이 후보로 출마했다. 작년에도 12개 단대 중 8곳에서 단일 선본이 출마했다. 어느새 단대 학생회 선거는 ‘찬반 투표’가 됐다. 단일 선본이 출마하거나 후보 등록 기간까지 출마한 선본이 없는 상황은 5년 전부터 되풀이돼 왔다.

단대 학생회 선거에 한 선본만 출마하는 것은 비단 본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고려대 사범대학도 작년까지 후보로 나선 선본이 없어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실상 학생회 역할을 했다. 성균관대 경영대학 학생회 선거에도 몇 년째 단일 선본이 출마해 왔다.

하나의 선본만이 출마하는 현상 아래에는 흔히 학생들이 학생회를 의례적으로 행사만을 진행하는 기구라고 여기는 인식이 깔려 있다. 대부분의 학생은 학생회가 주최하는 새터, 대동제 같은 학생회 주도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학생회가 진행하는 사업과 학내 일에는 무관심하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단대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단일 선본이 단대 대표로 당선돼도 학생들의 무관심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정작 학생들이 학교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대처하고자 할 때는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학교 등에 전달, 요구하는 통로 기능을 하는 학생회의 영향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일 선본이 당선됐을지라도,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학생회가 학교에 건의할 때 학생들의 생각과 지지를 한 데 모아 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내에 산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일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비록 하나의 선본이 출마하더라도 그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철이 되자 여기저기서 ‘하나’, ‘소통’을 외치는 목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유난히 ‘소통’으로 ‘하나’가 되자는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이유는 학생들이 아직 ‘하나’가 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등록금을 인하하고 수업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학생들이 그들의 대표가 되고자 나선 후보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의미의 ‘하나’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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