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및 대응 기술의 이해’ 주제로 조경숙 교수 특강 열려…미생물로 온실가스 제거하는 기술 개발 중

▲ 최은별 기자 byeol2728@ewhain.net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암세포와 같은 존재예요. 몸 속의 암세포를 완전히 없애긴 어렵지만 암세포를 잘 관리하는 치료법은 환자의 수명을 더 늘릴 수 있죠.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들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응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주최한 제4회 여성과학기술인 초청 강연회가 ‘기후변화 및 대응 기술의 이해’를 주제로 15일 오후6시30분 이화‧포스코관 454호에서 열렸다. 조경숙 교수(환경공학과)가 연사로 나섰다.

조 교수는 지구의 대기 온도가 꾸준히 상승해 온 원인이 인간 활동에 있다고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요. 대기 온도는 화산 활동 등의 자연적인 영향을 받아 변화하기도 했지만, 산업혁명 이후의 꾸준한 기온 상승은 인간 활동이 지구의 온도를 높인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죠.”

조 교수는 기후변화가 일부 지역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지구 전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고위도 지역에서는 평균기온이 높아지면 눈이 녹아 더 넓은 주거 지역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는 제한된 지역의 현상일 뿐이에요. 기후변화에 따라 지구 곳곳에 홍수와 가뭄이 빈번해지면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이 만연해지고 수자원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적응(adaptation)’과 ‘완화(mitigation)’를 들었다. 적응은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분석해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고, 완화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기술과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대기 온도가 오르면서 네팔의 해발 4천580m에 있는 빙하호가 녹기 시작했어요. 비가 오면 빙하호가 범람해 이 지역 주민들이 침수 피해를 입게 됐죠.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조기경보 시스템을 설치해 홍수 피해를 줄이는 ‘적응’ 노력을 하고 있어요. 완화의 대표적 예로는 이산화탄소 사용량을 규제하는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가 있죠.”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 멕시코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의 30%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대학교들도 학내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캠페인을 시행하기로 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이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청정에너지 등의 개발을 장려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죠. 본교와 고려대, 서울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에서도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을 파악하고 이를 줄이려고 ‘에너지 지킴이단’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조 교수가 속한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온실가스의 주범인 메탄가스의 발생원을 제거해 지구온난화를 늦추고자 한다.

“메탄가스는 산업 공정과 가축 사육,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주요인이죠. 우리 연구팀은 메탄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섞은 흙을 매립지에 뿌려 메탄을 제거하는 ‘바이오커버’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메탄을 제거하면 대기 중 온실가스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대기 중의 메탄을 모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한 학생이 탄소배출권 거래를 중개하는 딜러가 여전히 유망 직업인지에 대해 묻자 조 교수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탄소 관리에 대한 기준이 낮아졌지만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면서 앞으로 탄소배출권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소배출권 딜러에게는 관련 분야의 폭넓은 지식과 국제 사회에서의 경험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강연을 들은 조수정(분자생명‧12)씨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만 접하다가 강연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학적 방법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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