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노린 공약 줄고 경제정책공약은 늘어
지역주의 노린 공약 줄고 경제정책공약은 늘어
  • 대선기획팀
  • 승인 201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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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청년정책공약 변화상


제18대 대통령 선거(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청년 세대’를 겨냥한 정책공약으로 대학생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청년 세대는 일반적으로 20~39세를 총칭하지만, 후보들은 주로 청년 실업, 등록금 문제, 대학생 주거문제 등 대학생이 관심을 갖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청년정책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14대부터 18대까지의 대선후보가 내세운 ‘대학생을 위한 청년정책공약’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한국청년정책연구소가 올해 분석한 청년정책 자료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짚어봤다.



△16대 대선부터 나타난 청년정책공약…18대에서 세분화

1992년, 1997년에 치러진 14~15대 대선에서는 청년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정책공약은 거의 없었다. 당시 화두는 ‘지역주의’였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해 본인의 지지율이 높은 각 지역에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가능한 지방자치제의 전면도입,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설치를 정책공약으로 내걸었다.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는 부산에서 73.3%,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호남 지역에서 94%의 득표율을 얻었다. 유성진 교수(스크랜튼학부)는 “당시에는 20대에서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금보다 낮고 직장인 비율은 높아 청년 세대를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다”며 “대학생도 거주 지역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 세대 간 후보지지도 차이 역시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16대 대선(2002년도) 당시 노무현 후보는 청년과 관련된 정책공약을 경제정책의 하나로 제시했다. 당시 노 후보는 ‘7% 신성장 달성’을 위해 250만 개의 신규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이회창 후보는 기업환경 개선으로 창출될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한국청년정책연구소 한만수 이사는 “당시 문제가 되기 시작한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공약은 경제정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청년정책공약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성장 위주였던 경제정책에서 청년실업이 대두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17대 대선(2007년도)의 정책공약에서는 등록금 문제, 청년 일자리 등의 청년정책공약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반값등록금 실현’, ‘청년실업률 절반으로 감소’ 등을 정책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20대는 실제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42.5%라는 과반에 가까운 투표율을 보였고, 이는 ‘20대의 보수화’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청년에게도 경제정책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는데, 대선 후보들이 청년들의 경제문제 해결 방안의 핵심을 청년 일자리 창출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 18대 대선 후보들은 ‘청년 실업’, ‘등록금 지원’, ‘군 복무 및 안보’, ‘대학교육지원’, ‘대학생 주거’ 5가지 항목에서 청년정책공약을 내놨다. 청년 실업 부문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한민국 청년이 세계를 움직이는 K-Move(청년에게 국외 일자리를 장려)’를 제시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청년고용 의무할당제’를,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청년고용특별조치’를 내놨다. 유 교수는 “모든 후보의 정책공약에서 청년을 공략하는 경향이 이전 대선 후보들보다 짙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유권자의 위상 높아지고 경제가 어려워졌기 때문

대선에서 청년정책공약이 대두하고 세분된 이유로 ‘대학생 유권자의 높아진 위상’이 꼽힌다. 유 교수는 “지역주의가 약해지면서 유권자가 세대별로 지지율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20대 중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넘어가면서 20대 유권자가 대학생의 성향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대학생의 정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학생이 많이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등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며 대학생이 중요 유권자층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선거와 정당’을 강의하는 장선화 강사는 “인터넷의 발달로 청년이 정책 담론 형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지만 20대 투표율은 여전히 낮다”며 “후보들이 부동층인 이들을 잠재적 지지 세력으로 보고 공략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악화된 경제 상황’도 이와 같은 청년정책공약의 변화 이유로 거론된다. 청년실업문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밀접하게 관련돼있기 때문이다. 장 강사는 “비정규직 취업자를 포함하면 잠재실업률은 약 20%”라며 “대학생이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해결해줄 정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이사는 “청년 실업문제뿐 아니라 군 문제, 등록금 지원 등도 악화된 대학생 경제사정과 연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성, 실현가능성 떨어지는 청년정책공약 많아…후보들, 청년세대 특수성 이해해야

한편, 제시되고 있는 청년정책공약이 대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남는다. 유 교수는 “후보들이 제시해 온 청년정책공약은 구체성, 실현 가능성, 차별성이 떨어진다”며 “‘대학교육’의 경우 중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맞물려 해결돼야 할 문제로 청년정책공약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청년정책연구원 백승범 연구원은 “후보들이 청년들의 삶의 모습, 문제, 욕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후보들은 청년세대 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미래지향적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