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비’ 그 충만의 관계
‘겸비’ 그 충만의 관계
  • 박경옥 (보건관리학과)
  • 승인 201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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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전당인 대학 캠퍼스가 고운 단풍에 가을 햇빛이 겸비된 아름다움으로 충만합니다. 겸비란 ‘두 가지 이상을 아울러 두루 갖춤’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서로의 역량을 보완하여 충만하게 하는 관계인 듯 합니다. 전통적으로 지적 기능이 강조되어온 대학에 최근 ‘나눔’의 기능이 겸비된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신지식 역량과 함께 인화능력을 겸비한 인재 양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지성과 인성의 겸비입니다. 대학의 전공도 그 어느 때보다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겸비함을 지향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의학과 공학이 융합된 의료공학은 의료기기의 개발에 공학적 역량이 집중된 형태로 결과적으로 의학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전공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중간시험을 치르고 나면 학생들은 과목별로 서로 다른 팀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시작해서 학기말까지 분주합니다. 흔히 팀플이라고 줄여서 부르는 이 과제물학습은 대표적인 협동학습활동으로 관련 전공지식의 응용능력 뿐만 아니라 협력과 합의능력 향상에 효과적입니다. 즉 전공지식에 사회적 조정능력이 겸비되어야 합니다.

겸비는 구성된 속성들 간에 보완적 기능을 하여 결과적으로는 단순히 각자를 합한 것보다 더한 온전한 결과를 얻게한다는 맥락에서 칼과 칼집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잘 드는 칼은 여러 가지 용도로 유용하게 쓰입니다. 그 자체로도 역할을 하지만 칼집이 있으면 더 온전하게 느껴지는데 아무래도 칼집이 없는 칼은 불안합니다. 그 날카롭고 강한 속성 때문에 미숙하게 사용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거나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도하지 않은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는데 칼집이 사용됩니다. 민감한 부분을 감싸 원래의 선한 기능을 보호하는 완충의 역할입니다. 지식 그 자체는 거칠고 날카롭습니다. 예리한 지식의 날이 복잡한 문제의 시시비비를 명쾌하게 가려주기도 하지만 그 과정 중에서 날카롭고 직선적인 표현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히기도 쉽습니다. 지식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완곡하게 표현하는 온유함으로 감싸질 때 역기능없이 발전적으로 반영될 것이며 그 선한 역할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칼에 맞으면 찔리거나 상처를 입게 되지만 칼집에 싸인 칼은 아파도 죽이지 않으며 우리를 깨워 단련하므로써 오히려 더 건강하게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이 인재양성에 대한 책무에 지성과 인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은 겸비의 맥락에서 보면 이 사회가 진정으로 살기를 바라는 근본적이고 감사한 노력이라고 해석됩니다.    

이처럼 더함이 없이 온전하고 유익한 겸비함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공동의 목적이나 유익이 충만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사랑의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사랑의 마음이 사회적 지지의 형태로 실천될 때 겸비의 온전한 유익이 발휘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성경 말씀 두 구절을 소개하겠습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요한복음 13:34)

새 계명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구약의 수 많은 계명을 모두 묶어 하나로 제시하신 가장 중요한 명령인데, 그것이 바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수님이 살아계실 때 사람들에게 베풀어주셨던 사랑을 언급하시며 그렇게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위로부터의 내려오는 사랑의 본이 필요합니다. 부모님, 선생님, 선배, 상사 등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베푸는 사랑이 우리를 겸비하도록 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조직 내에서 받을 수 있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으로부터의 지지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지지는 상사로부터의 지지라는 연구 결과에서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구절은 그리하지 않았을 때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같이 하라하신 한 말씀에서 이루어졌나니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 (갈라디아서 5:14-15)

구약의 모든 율법이 예수님이 오신 이후에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서로 사랑하라는 명령으로  묶여졌음을 증거하면서 만일 그 반대로 한다면 서로를 어렵게 할 뿐임을 경계합니다.

저는 이 말씀을 알았고 또 노력도 했지만 이렇다할 본을 실천한 기억이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만날 여러분에게는 겸비한 인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지며 더욱 사랑으로 대하고 도움을 요청받으면 할 수 있는 한 돕는 자가 되어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가깝게 팀플을 할 때 맡은 역할 외에 추가로 도움을 요청받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힘들지만 공동 작업이 좋은 결과 억기를 바라면서 기꺼이 돕고 지원해 주세요. 일반적으로 물질이나 충고의 형태보다는 진심어린 격려의 말이나 유용한 정보와 같이 정서나 정보 형태의 지지가 받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내적 힘이 되고 받았다는 심적 부담도 적다고 합니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를 통해 온전하고 충만한 결과를 낳는 겸비함의 원리가 온전하지 못한 우리가 서로를 도우면 하나의 온전함을 이룰 수 있다는데 희망을 줍니다.

학기말이 다가옵니다. 보건학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세계보건기구의 건강의 개념 또한 건강을 구성하는 속성 간의 겸비함을 내포하고 있어서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신체적으로 각 기관이 잘 작용하고 좌절되는 상황 속에서도 긍정과 희망으로 마음을 다지며 만나는 사람들과 원만한 협력과 융화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여러분의 학기말이 온전하고 충만하고 건강하게 마무리 되기를 축복합니다.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나 불구가 없는 상태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이다”   (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