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첫 주 학관에 발을 디뎠을 때 새로워진 모습에 놀라 친구들에게 학관이 바뀌었다고 말하곤 했었다. 더 이상 칙칙한 느낌의 학관이 아니라 색달라졌다고.

시멘트가 칠해져 휑한 느낌을 주던 학관 곳곳이 파스텔 톤의 휴게공간으로 리모델링되면서 아늑해지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들이 더 많이 생겨났다. 이화인들이 쉬는 시간이나 공강 시간에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또한 흰색으로 깨끗하게 칠해진 게시판에는 더 이상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있지 않아 게시 글이 한눈에 잘 들어온다. 인문대 학생들이 특히 이를 반기는 것 같았다. 나는 학관 화장실이 리모델링된 점이 가장 반가웠다. 리모델링 전에는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 비위생적으로 느껴져 화장실에 가기가 꺼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모델링이 끝나자마자 개강이 다가와, 개강 첫 주에 학관에서 진동하던 페인트 냄새 때문에 미간을 찌푸리기도 했었다. 한동안은 페인트 냄새로 학관에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필자는 학관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화장실, 휴게 공간, 벽 페인트칠 외에도 손봐야 할 곳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교실마다 냉난방이 잘 안 돼 여름에는 더워서 줄곧 부채질을 하고, 겨울에는 덜덜 떨기도 한다. 어떤 강의실에는 마이크 장치가 작동이 잘 안 돼 교수님의 말씀이 잘 안 들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휴게 공간을 위해 새로 마련한 소파도 좋지만 학관 내에 기린방, 과방, 동아리실외에 학생 휴게실을 따로 마련하면 좋겠다. 현재는 학생 여럿이 모여 조별 과제를 할 장소와 학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교가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해 학관을 리모델링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아직 학관이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반영한 공간이라고 보기엔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학관인 만큼, 더 많은 학생들의 요구가 있을 것이다. 학관을 리모델링해 변화를 향한 첫걸음을 뗀 만큼, 앞으로도 학생들의 편의를 배려하며 학생들이 더 자주 찾게 되는 학관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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