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노트 제작자 김상이씨 인터뷰
이화노트 제작자 김상이씨 인터뷰
  • 정새미 기자
  • 승인 2012.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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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인의, 이화인에 의한, 이화인을 위한 강의평가 사이트를 만들다.
▲ 이도은 기자 doniworld@ewhain.net


불특정 다수의 대학생이 사용하는 강의평가 사이트에서 ‘믿을만한 정보’를 찾기 위해 헤맨 적이 있는가? 이제 이러한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화인의, 이화인에 의한, 이화인을 위한’ 강의평가 사이트인 ‘이화노트’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화노트는 기존의 강의평가 사이트와 달리 본교생만 사용할 수 있다. 이화노트 제작자 김상아(의류․06)씨를 만났다.

10월, 김씨는 강의 내용, 담당 교수의 수업방식 등 강의에 대한 이화인의 정확한 평가를 공유하고 싶어 이화노트를 개설하게 됐다.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서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잖아요.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던 중 문득 본교생끼리 강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등록금도 비싸고 한 학기에 120일이라는 긴 시간 수업을 듣는데 동문들과 강의평가를 공유한 후 수업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는 인터넷 사이트를 제작해 본 경험이 없어 강의평가 사이트 제작을 바로 시작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두 달 동안 도서관에서 컴퓨터와 관련된 40권의 책을 빌려 읽었다.

“컴퓨터를 배워본 적이 없어요. 포토샵을 다루는 방법도 몰랐죠. 그래서 9월부터 두 달 동안 웹디자인, 포토샵 등 사이트 제작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며 혼자 공부했어요.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좋은 웹과 나쁜 웹의 사례를 구분하는 기초적인 공부부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전문적인 프로그래밍(programming, 컴퓨터에 부여하는 명령을 만드는 작업)은 김씨 혼자 해내기 무리였다. 고민하던 중 인턴을 하고 있는 회사 선배에게 프로그래밍 도움을 요청했다.

“UX design(User Experience Design,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나 dos(disk operating system, 컴퓨터 운영체제 중 하나)를 다루는 등의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은 책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고민하던 중 강의평가 사이트를 만든 경험이 있는 회사 선배에게 이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한 웹 디자인을 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어요. 혼자 했다면 못 했을텐데 선배에게 큰 도움을 받았죠.”

김씨는 이화노트가 ‘이화인에 의한’ 강의평가 사이트라고 소개했다. ‘이화노트’라는 이름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화인의 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저 혼자 기획하고 디자인했지만 이화노트를 사용하고 만들어가는 건 결국 이화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화인의 의견을 반영한 이화노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화이언(ewhaian.com)에서 강의평가 사이트 이름과 홍보지 도안 등을 모집 받았어요. 특히 이화이언을 하지 않는 이화인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학생문화관과 중앙도서관에서 이름 결정에 대한 설문조사도 실시했죠. 즉 이화노트는 온오프라인에서 600명 이상의 공감을 받아 탄생한 이름이에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가 아닌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했다.

“제가 직접 사이트를 디자인하다보니 자꾸만 제 스타일을 고집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딱딱한 컨셉에 무채색 계열로 디자인했죠. 그런데 친구들이 사이트의 분위기가 너무 차갑다며 여대생들이 선호하는 따뜻한 계열의 색을 추천했어요. 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트 컨셉의 디자인을 완성했죠. 결국 이화노트는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지금의 따뜻한 분위기의 노트 모양으로 탄생하게 됐어요.”

김씨는 이화노트의 가장 큰 특징으로 ‘개방성’을 꼽았다. 이화노트에서 이화포털시스템의 아이디를 인증받으면 이화인 누구나 사용가능하며 운영자와 이용자가 이화노트 페이스북(facebook.com/ewhanote)이나 메일을 통해 언제든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화노트는 모든 이화인에게 열려있어요. 이화인은 이화노트 하단에 ‘contact’라는 버튼만 누르면 작성할 수 있는 이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사이트의 불편한 점을 함께 고쳐나갈 수 있죠. 최근에는 ‘강의평을 남기는 것뿐만 아니라 강의평에 대한 공감과 코멘트를 남길 수 있게 해달라’라는 사용자의 의견이 오기도 했어요. 피드백을 받지 않았다면 이런 건 생각도 못했겠죠. 이화인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수용해 언제든 이화노트는 변화할 준비가 돼있어요.”

김씨는 혼자 이화노트를 운영할 생각이다. 이화노트의 체계가 안정되면 사이트 운영의 특성상, 모집된 운영진이 할 일이 없게 돼 운영진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이화노트 운영을 도와줄 운영진을 모집하라고 조언했어요. 하지만 제 선에서 이화노트의 체계를 완성한다면, 이화노트는 별도의 운영진 없이도 이화인에 의해 자연스럽게 운영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화인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정도의 일은 저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 후배들을 모집했다가 시간만 빼앗고 그들에게 실망만 남기고 싶지 않아요.”

그는 이화노트가 강의평가 사이트에서 그치지 않길 바란다. 이화인이 수업이야기와 함께 마음 속 이야기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따뜻한 커뮤니티를 꿈꾼다.

“이화의 문화가 낯설었던 새내기 때, 이화는 저에게 삭막하고 어려운 존재였어요. 그래서 학교생활이 외로웠죠. 앞으로는 저와 같은 이화인이 없었으면 해요. 이화노트가 이화인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따뜻하고 믿음직스러운 존재가 되길 바라요. 이제 곧 졸업인데 후배들에게 선물을 남기고 갈 수 있다면 행복한 졸업생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