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리집 기숙사(기숙사)는 식권 50장을 의무로 구매해야 했던 급식 ‘의무식 제도’를 식권의 장수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식 제도’로 10월1일 전환하면서 식권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숙사생(사생)은 학기 시작 전 ▲월 50식 ▲월 40식 ▲월 30식 ▲자유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기숙사가 학기 중 식권 제도를 변경한 이유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의무식을 거래강제행위로 규정, 의무식을 시행하고 있는 전국 사립대학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또한, 공정위는 앞으로 기숙사 식당의 유사 관행에 대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기숙사는 7월19~23일, 8월10일 두 차례에 걸쳐 사생에게 식비 상승에 대한 찬반 의견,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식권 수, 기숙사 식당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앞으로의 의무식 유지 여부에 대한 사생들의 의견을 조사했던 2차 설문조사에서는 약 18%의 사생이 자유식을 선호해 선택식을 도입하게 됐다. 아워홈과 기숙사 측은 식당 운영을 위한 최소 경비에 따라 선택식을 원하는 사생의 비율이 5% 이상일 경우 급식 제도를 선택식으로 변경할 예정이었다. 

이번 학기에는 전체 사생 중 336명(약 55.54%)의 사생이 의무식 수(50식)보다 적은 수의 식권을 구매했다. 월 40식을 선택한 사생은 104명(약 17.19%), 월 30식을 선택한 사생은 99명(약 16.36%), 자유식을 선택한 사생은 133명(약 21.98%)였다. 269명(약 44.46%)의 사생은 기존과 동일하게 50식을 선택했다.

노하람(인문·12)씨 “아침을 거르거나 저녁 약속이 생길 때는 기숙사에서 식사를 챙겨 먹기가 어려워 식권을 남기곤 했는데 선택식으로 바뀌어 좋다”고 말했다.

선택식 시행으로 사생의 선택권은 보장됐지만 식권 가격은 상승했다. 의무식의 경우 기숙사 측에서 미리 식사 수요를 예측해 단가를 낮출 수 있었지만, 선택식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월 50식 기준으로 식사 종류에 따라 2천700원, 2천300원이었던 식권 한 장의 가격은 선택식 시행 후 2천800원으로 올랐다. 한 장당 가격이 100~500원 상승한 것이다. 식권은 한 장당 월 40식은 3천150원, 월 30식은 3천500원, 자유식은 4천원이다.

한우리집 기숙사 이덕규 부관장은 “식당 운영의 최소경비를 확보해야 하는 급식업체의 사정상 식비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조은희(인문·12)씨는 “50식을 의무식으로 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인상된 가격으로 급식을 먹으니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가격이 상승하면서 식단에도 변화가 생겼다. 야채김밥과 떡볶이로 구성됐던 간식은 치즈, 어묵, 참치김밥으로 종류가 늘었고 튀김이 추가됐다. 의무식 때는 한식과 양식 식권이 따로 정해져 있어 메뉴가 식권에 따라 한정됐지만 변경된 후로는 구분 없이 원하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기숙사는 식당의 만족도를 높이고 바뀐 제도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10월19일부터 사생회 2명, 일반 사생위원 6명 등 8명으로 ‘식단개선위원회’를 구성했다. 식단개선위원회는 매주 기숙사 식당업체 아워홈 관계자와 만나게 되며, 식단 검토, 조리실 위생상태 점검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이덕규 부관장은 “식단개선위원회를 통해 사생의 의견을 수렴하고 기숙사 식당에 대한 만족도를 꾸준히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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