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는 즐거움을 줘야 한다. 즐거운 여가는 베를린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 Gate) 앞 광장에는 매일 밤 끼가 넘치는 버스커(busker, 길거리 연주자)들의 공연으로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9월7일 오후7시 브란덴부르크 문 근처. 다른 버스커들 사이에서 버스킹(busking, 길거리 연주)하는 테레사 버그만(Teresa Bergman, 25)씨가 감미로운 통기타 연주를 하자 길을 걷던 행인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진한 분홍색 치마에 금색 레깅스를 신은 버그만씨는 “버스킹은 지금 나를 가장 즐겁게 하는 여가이자 일”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뉴질랜드 출신인 버그만씨는 대학생 시절 정치학을 공부하러 독일로 유학을 오게 됐다. 이미 졸업을 했지만, 취직보다는 버스킹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기타를 들고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기타를 치고 놀았지만, 음악을 따로 공부한 적은 없어요. 지금 제게 음악은 여가이자 일이 됐죠. 노래할 때면 마음에 햇살이 비추는 기분이 들어요.”

 버그만씨는 일주일에 세 번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버스킹을 한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과 다른 장르의 연주를 하는 음악가들을 만난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가사로 쓰기도 한다.

 “이곳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재미있어요. 제 음악을 인상 깊게 들은 음악가는 그들의 오프닝 공연에 절 초대하기도 해요. 몇 달 전에는 이곳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 처음으로 첼로, 바이올린 등을 갖춘 밴드를 구성해 공연하기도 했죠.”

 버그만씨에게 취직, 돈보다 중요한 것은 즐거움에서 느끼는 행복감이다.

 “또래 친구들에게 지금 인생을 즐기자고 얘기하고 싶어요. 저도 2~3년 뒤에는 취직에 대해 고민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은 젊기 때문에 일단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다니고 버스킹을 하고 싶어요. 어떤 일이든 자기 자신이 즐기기만 한다면 그 행복감이 고민을 해결해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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