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한국어』 시리즈,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 기획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청명한 계절 가을이 왔다. 유난히 힘겨웠던 폭염을 겪어서 그런지 올 10월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아름다운 10월은 또한 ‘한글날’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한글날은 매년 10월 9일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와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서 정한 날이다. 이런 뜻 깊은 날을 앞두고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에서는 2010년부터 계속되어온 『이화 한국어』시리즈를 완간하게 되었다.   

 『이화 한국어』는 이화여자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개발한 학습서이다. 이 시리즈는 10여 년 전 출간되어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국내 최초의 의사소통 중심 교재 『말이 트이는 한국어(Pathfinder in Korean)』의 특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보다 체계적인 구성으로 현 시점에 맞는 다채로운 내용을 담아 새롭게 탄생한 한국어 교재이다. 1급에서 6급까지 총 26권의 교재와 워크북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화 한국어』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네 가지 언어 기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특히 말하기를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 최고급 단계인 6급을 제외한 각 교재의 단원마다 대화의 순서와 문장의 핵심어를 제시한‘Try it’이라는 말하기 연습장치를 두어 외국인 학습자가 스스로 대화를 구성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학교와 직장생활, 예술, 과학, 건강, 의식주와 경조사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각 단원에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자료와 삽화도 풍부하게 실려 있다. 또한 학습자들의 사용 편의를 위하여 예전 한국어 교재보다 책의 사이즈도 아담하게 조정하고, 단원의 수가 많아 무거워질 우려가 있는 1~3급의 교재를 두 권으로 분권했으며, 아직 한국어가 서툰 1급과 2급 사용자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판을 따로 출간함으로써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검증된 남녀 성우의 목소리로 녹음한 CD를 통해 외국인들이 모범 대화문과 새 단어, 연습문제의 예문 등을 반복적으로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한국어 듣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요즘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각 문화 영역에서 보여주고 있는 외국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한류 열풍’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지며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세종대왕이 백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창제한 한글이 이제는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창제 원리를 인정받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글이 더욱 자랑스러워지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기에 외국인들이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익힐 수 있는 어학 교재가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편집자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출간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만큼 더 애착이 가고 소중하게 여겨지는 책이다. 이 교재가 다른 어떤 언어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한국어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뿐만 아니라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좋은 친구이자 안내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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