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람을 치유합니다. 이것은 사랑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랑을 주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인으로서 대외적으로 좋은 연주 홀에서 연주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저에게 가장 보람되고 값진 연주는 현지 소외계층을 찾아가 그들과 어울리며 사랑의 마음을 담은 음악을 연주할 때입니다.

일례로 해외 소외계층을 찾아간 한 공연에서 우리 연주자 한 분이 연주 도중 벅차 오르는 감동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터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감동은 순식간에 다른 연주자들과 청중들에게도 번져 공연장이 온통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음악을 통해 서로에게 전해지는사랑의 교감입니다.

이렇게 40여 개국 자선음악회를 통해 도리어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말하지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느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했습니다. 특별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우리가 받은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사랑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눔을 실천하는 그 사람이 바로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늘도 더 많은 우리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이 담긴 감동의 음악을 들려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심 어린 사랑의 음악은 사람을 치유할 뿐만 아니라 국가 간, 민족 간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는 아름다운 장을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우리의 문화만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상대방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함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져 진정한 문화교류를 이루게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우리 연주자들은 무대 위에서 먼저 그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해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고, 우리가 친구라는 것을 확인시켜 줍니다. 또, 현지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하며 우정 어린 하모니를 들려주면 그만큼 관객 호응이 좋은 무대도 없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그들은 우리 연주자들에게 달려와 기념 사진촬영을 요청하며 한국인과 대한민국의 문화에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마음과 아름다운 음악이 만나 이루는 시너지 효과는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들을 해오면서 좋은 결실들을 맺고 많은 칭찬과 박수를 받다 보니 자칫 교만해지거나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설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초심(初心)을 잃지 않도록 되새기고 있는데 그 세 가지 마음가짐을 마지막으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누구든 교만하지 않고 겸손을 지키며 자신이 가진 사명과 목표를 향해 달릴 때 명심하면 좋을 생각들입니다.

첫째, 아름다운 것이 다 선한 것은 아니나 선한 것은 다 아름답다. 선한 마음과 선한 행동의 실천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사랑이 가득 담긴 선한 봉사는 우리 모두를 아름답게 합니다.

둘째, Do the best, but expect the worst (preparing for the worst is doing the best).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습관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는 것을 방지하고 좋은 결과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 혜택을 누리고 나룰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교만하지 않고 경험을 의지하지 말고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셋째, 사랑 받는 것은 선택할 수 없으나 사랑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랑 받는 것을 선택할 수 없지만 사랑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외로운 사람들이 사라질 만큼, 먼저 사랑하고 먼저 용서하기로 오늘 결정한다면 이 세상은 한결 따뜻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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