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체크와 함께 시작되는 대형 강의 시간, 호명되는 수 십 명의 이름 끝에 발음하기 낯선 이름 두셋이 있다. 한국이라는 전혀 새로운 공간에서 학업과 인간관계를 위한 둥지로 이화를 택한 외국 학생들이다. 이들은 수많은 시선을 받지만, 정작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가려 노력하는 이화인은 드물다.

       지난 한 학기를 캘리포니아에서 교환 학생으로 지낸 필자는,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현지학생들 속에서 교환 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이화에서 간단히 해결했을 작은 궁금증 하나를 누군가에게 묻기 껄끄러워 전전긍긍하기도 했고, 미국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낸 학생들만 이해할 수 있는 과제를 받고 당황하기도 했다.

       이화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외국 학생들도, 영어 강의라 할지라도 한국의 정서를 잘 몰라 이해되지 않는 점이나 강의의 진행 상황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을 것이다. 먼저 손을 내밀기 어색해 도움 받지 못하는 외국학생들을 무시한다면, 그들도 지난 학기의 필자와 같이 언어와 문화에서 오는 ‘다름’을 절감하며 어느 때보다 힘든 학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강의실에서 눈이 마주칠 때 먼저 인사를 건네며 벽을 허물면, 외국 학생들이 쉽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같은 팀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주제 선정이나 역할 분담에 있어 먼저 선택권을 주는 것 또한 그들에게는 따뜻한 배려가 될 것이다.

어느 때보다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높이 평가되는 사회를 살아가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직무를 잘 수행하는 사람만이 글로벌 인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라도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외국인부터 배려하는 것이 글로벌 마인드의 첫걸음이다. 외국 학생들의 마음속에 글로벌 마인드를 실천하는 이화인들이 오래도록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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