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버린 약은 지구를 오염시켜요”
“함부로 버린 약은 지구를 오염시켜요”
  • 유은혜 기자
  • 승인 2012.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보호 프로젝트 진행해 ‘바이엘 환경대사’ 최우수상 수상한 약대 재학생팀 ‘E.pharm.era’

환경 인식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바이엘 환경대사(BYEE, Bayer Young Environmental Envoy) 9기로 활동한 본교 ‘E.pharm.era’팀이 불용의약품에 관한 프로젝트로 활동 최우수상을 받았다. 불용의약품은 사용하다 남은 의약품, 처방받고 쓰지 않은 의약품, 처음부터 쌓아 둔 의약품 등을 말한다. 수상 비결로 전공을 살린 ‘전문성’과 팀원들 사이의 ‘협동심’을 꼽은 E.pharm.era의 천현정(약학·10), 황수민(약학·10), 하수진(약학·10), 천인경(약학·10), 김은정(약학·10)씨를 20일에 만났다.

바이엘 환경대사는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독일 제약기업 바이엘과 유엔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of Environmental Programme)이 연합해 실시하고 있는 글로벌 청소년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국내 바이엘 환경대사는 청소년들에게 환경 보호에 대한 보다 깊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2004년부터 선발됐다.

약학대학(약대)생 5명은 모의핵안보정상회의(MNSS)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E.pharm.era 천현정 팀장의 제안을 통해서 환경대사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환경과 관련된 논문을 써 본 적도 있고, 동북아시아네트워크(NEAN) 등 국제행사에 참가했죠. 이번에는 친구들과 함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어요. 특히 환경 분야와 전공인 ‘약학’을 결합한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제 생각에 동의해 준 같은 과 친구들과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팀명인 E.pharm.era는 발음이 같은 단어 ‘Ephemera’를 활용해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약대생’과 ‘시대를 이끌어 가는 본교 약대생’이라는 중의성을 표현하려 했다. 단어 Ephemera는 ‘잠깐 쓰고 버리는’, ‘하루살이’라는 2가지 큰 의미가 있다. 이를 활용해 E.pharm.era는 환경 대사로 활동하면서 ‘불용의약품을 잘못 버리고 쉽게 버리는 현상’에 대한 고민을 담고 싶었다.

천인경씨는 불용의약품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고, 팀원들과 대화를 통해 ‘불용의약품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올바른 수거방법 홍보 프로젝트’를 주제로 결정했다.

“약대 전공생들도 의약품의 올바른 폐기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금처럼 불용의약품을 쓰레기통이나 변기에 버리는 경우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거든요. 스테로이드의 잘못된 폐기가 일으킨 생태계 교란이 인간에게 다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불용의약품 폐기 방법을 제대로 알려서 환경 보호에 대한 지식을 전하고 싶었죠.”

천현정씨는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은 제약회사에서 수거하거나 불용의약품 수거함의 확대 등으로 체계적인 방법으로 처리해 환경오염의 우려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2009년부터 약국과 보건소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설치해 의약품을 모은 후 ‘한국환경안전공사’에서 한꺼번에 폐기하고 있다.

E.pharm.era는 지난5월 페이스북을 개설해 불용의약품 관련 글을 올리며 온라인 활동을 진행했다. 김은정씨는 직접 그린 토끼 캐릭터와 함께 가정상비약의 유통기한 알려주기, 불용의약품의 적절한 폐기 방법 등의 정보를 알렸다.

“페이스북 계정 친구 수는 476명이었어요. 새로운 글을 업데이트하면 약대에 재학 중인 친구도 ‘불용의약품 수거에 대한 정보를 처음 알았다’고 의견을 전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온라인 활동의 경우 많은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았을 때 바이엘 환경대사 활동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어요.”

오프라인 활동은 불용의약품을 직접 수거하는 활동과 길거리 캠페인 활동으로 나뉜다. 황수민씨는 활동 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불용의약품 수거의 경우 장소 섭외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잠실나루역 인근에 주거 인구가 많아 8개의 약국을 찾아다니며 의약품 수거함 설치를 부탁했지만 거절당했죠. 지하철 2호선 환승역들은 공사 중이라는 이유로, 백화점의 경우 영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제안을 들어주지 않았다.”

E.pharm.era 팀원들은 장소 섭외 과정에서 좌절하고 있기 보다는 일단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오프라인 활동을 시작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서울역, 대학로, 홍대로 무조건 나갔죠. 그 곳에서 피켓을 이용한 ‘폐의약품 수거함 사용하기’ 홍보 활동과 시민들의 의약품 처리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는 스티커 설문조사를 3일간 약43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어요. 우리 팀은 무작정 많은 인원의 참여를 독려하기 보다는 ‘정확한 의약품 폐기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전하려 노력했고, 시민들에게 일대일로 의약품 관련 정보를 쉽게 설명해드렸어요.”

또, 하수진씨는 바이엘 환경대사 활동의 중간 평가가 있었던 7월에 심사위원으로부터 받은 ‘계획에 비해 추진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E.pharm.era팀이 더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중간평가에서 크게 충격을 받은 후 조원들끼리 ‘마지막 활동 발표까지 뚜렷한 프로젝트 결과를 만들어 반드시 수상하자’는 마음으로 더욱 똘똘 뭉치게 됐어요. 학기 중에 전공 수업 11과목을 들으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에는 시간이 매우 부족했지만 여름 방학 때 거의 모든 시간을 환경대사 활동에 매진했죠. 남아있는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2~3시간씩 자주 모여 토론을 나눈 것이 수상하는 데 도움 됐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E.pharm.era 팀원 모두는 이화인에게 ‘학교 밖에서 경험을 쌓을 것’을 추천했다.

“중간 평가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고 수상한 팀은 아마 저희가 처음일거에요. 바이엘 환경대사 활동을 하면서 팀장이 여성이면서 발표를 맡고 있는 조는 E.pharm.era가 유일했기도 하고요. 남녀공학 친구들은 ‘여학생’으로서 팀 활동 과정에 제한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팀 리더 등의 역할 설정이나 학업에 있어서 차별 받지 않았던 본교의 학업 환경이 환경대사 활동에서 큰 장점이 됐어요. 다른 이화인들도 스스로 제한을 두지 마시고 ‘마음 속 틀을 깨뜨려라’라는 조언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