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폭발에 의한 인명 피해와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재난대비 긴급구조종합훈련’이 21일 오후2~3시 학생문화관(학문관) 광장에서 진행됐다. 서대문구청, 서대문소방서, 서대문경찰서 및 서울도시가스공사 등이 함께 실시한 이번 훈련에는 약 100명이 참여했다.

본교에서 훈련이 진행된 이유는 연구 설비 등으로 인해 대학도 화재와 테러의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서대문구는 2010년에는 세브란스 병원, 2011년에는 명지전문대에서 재난대비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서대문소방서 심재강 대응관리과장은 “대학이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공학관 등의 건물이 있는 이화여대에서 훈련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활한 훈련을 위해 훈련 장소로 학문관이 선정됐다. 후문과 이어지는 큰 도로가 옆에 있어 소방 차량 등의 이동이 편리하고, 동아리방이 있어 비교적 많은 학생이 참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연습은 17일, 19일 오전10~12시에 미리 진행됐다.

훈련은 경찰과 소방대원이 테러 상황을 가상으로 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황이 시작되자 화생방 테러로 인해 쓰러진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광장 앞에 화생방 특수구조대가 출동했다. 특수구조대는 현장에서 독가스의 성분을 분석해 테러 물을 제거했다. 튜브에 공기를 불어넣어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직육면체 모양인 간이 인체제독소가 설치돼 주변에 있던 경찰들의 몸에 묻은 독을 제거했다. 테러범이 설치한 폭발물이 터져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소방대원들은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 화재를 10초 만에 초기 진압했다. 부상이 심한 사람은 들것에 실린 후 밧줄에 매달려 건물 밖으로 구조됐다. 피난계단이 차단돼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은 소방대원의 지시를 받아 에어쿠션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이후 각각 27m, 50m까지 올라가 소방대원이 물을 뿌릴 수 있는 굴절차, 고가 사다리차가 동원됐다. 소방대원은 차 위에서 15초간 물을 세차게 뿌려 상층에서 발생한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테러, 화재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도시가스공사에서 본교로 들어오는 가스 밸브를 모두 차단하는 등 관련 기관들이 뒷수습을 맡았다.

이번 훈련은 테러, 화재에 대한 교내 구성원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실시됐다. 총무과 이제항 직원은 “테러, 화재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교내 구성원이 훈련을 보고 안전 의식을 각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참관한 학생들은 이번 훈련을 통해 긴급구조에 관련된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 윤지수(정외·09)씨는 “소방대원이라고 하면 불을 끄는 일만 생각났었는데 이번 훈련을 지켜보며 소방대원이 화생방 특수구조 등 더 중요한 구조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지연(중문·09)씨는 “실제 재난 상황에서는 여러 기관이 함께 구조작업을 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대문소방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법에 따라 매년 대형 기관을 대상으로 재난대비 긴급구조종합훈련을 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본교에서 재난대비 긴급구조 종합훈련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