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나는 ‘이화’에 대해 오해가 참 많았다. 학교 수준(소위 대학 서열)도 과소평가하고 있었지만, 학교에서 보세 가방을 들고 다니면 눈치가 보인다는 ‘말도 안 되는’ 소문도 그대로 믿고 있었다. 나의 이런 오해는 친구들의 이야기와 인터넷, 그리고 배치표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잘못된 정보에 많이 노출되었으니 ‘이화여대’에 대해 올바른 이미지를 떠오르는 것이 더 힘들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런데 입학하고 내가 직접 경험한 이화는 편견과는 전혀 달랐다. 학교 분위기도 전혀 사치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학교보다 더 소박했다. 자신의 미래를 향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가득한 강의실과 밤낮으로 불 꺼질 틈이 있는 도서관이야 말로 진짜 ‘이화’였다. 학교에 다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에 대한 사랑도 점점 커졌다. 그런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학교에 대한 오해들 때문에 마음이 아플 때도 많아 졌다. 내가 고등학생 때 그랬던 것처럼 외부인, 특히 고등학생들이 이화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는 대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충분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매력적인 학교다. 그럼에도 이화여대는 여대에 대한 편견과 맹목적인 시기, 질투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외부인들에게 학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학교를 홍보해야 하는 홍보처는 그저 유언비어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가치 없는 유언비어에 무반응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타개하고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힘써야 하는 것이 홍보처의 역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다 못한 학생들이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직접 학교를 홍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학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 맞서기 위해 각종 사이트에서 학교 홍보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재학생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는 학생들이 학교의 대외적 이미지를 신경 쓰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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