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젖으며 한 박자 쉬어가기
‘추억’에 젖으며 한 박자 쉬어가기
  • 장희준(소비·11)
  • 승인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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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이 대학에 들어간 뒤가 더 걱정이라고 말해도 지긋지긋한 대입준비를 끝내고픈 고3 수험생에게 대학은 마냥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세계인 것만 같다.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건만 우리는 머릿속에서 매일 복잡한 고민들과 싸운다. 졸업 후 다가올 불안정한 미래 앞에서 대학에서 만큼은 캠퍼스의 로망을 즐기고 보자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높은 스펙 쌓기와 용돈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로 채워진 갑갑한 일상에 허덕이고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들과의 폭풍수다나 취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도 잠시뿐이다. 집에 돌아와 늦은 밤 침대에 누우면 잠시 잊고 있던 고민들과 졸업 후 취업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다시 밀려오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마음의 안식은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 한없이 고되고 힘들 때마다 자신만의 오래된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친구들과 만들었던 학창시절의 소소한 에피소드, 가족과 함께 했던 바다여행의 추억 그리고 성취감을 맛본 기억이나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진 경험까지. 마치 낡은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듯 머릿속에 떠올려 보면 어느덧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어린 시절 순수한 마음에 감동을 안겨준 동화책, 사연 많은 음악 그리고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을 다시 꺼내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조용하고 안락한 나만의 공간에서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가장 그립고 즐거웠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마치 자신이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행복해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억이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는 법. 외로움, 우울, 좌절 이란 단어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잊고 싶은 과거는 누구에게나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떠올리기 싫은 씁쓸한 과거도 추억의 일부분이며 힘들어하는 자신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싶거나 자괴감이 들 때 이런 추억들을 떠올리게 되면 과거 어려움을 이겨낸 자신에 대한 대견함과 뿌듯함을 느끼게 되고 앞으로의 역경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부정적인 추억은 가끔 나태해지거나 자만할 수 있는 자신에게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무한경쟁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경쟁자보다 더 나은 스펙을 위해, 더 차별화된 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앞만 보며 뛰고 또 뛴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여유로운 캠퍼스 생활은 어느덧 옛날 얘기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래서인지 1분 1초가 아까운 우리의 일상에서 한가롭게 사색에 잠기거나 추억을 되새기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조차도 사치이자 과거로 도태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과열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장나버리게 된다. 오히려 ‘추억’은 일상에 지친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게 해주는 대학생활의 의미 있는 쉼표일 것이다.